
정부가 다주택자를 향해 매도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규제지역 가운데 처음으로 집값이 하락한 동네가 나왔다. 매물이 쌓이며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셋째 주(16일 기준) 경기도 과천시 매매가격은 0.03% 하락했다. 수도권 규제지역을 통틀어 처음으로 하락 전환한 것이다.
과천의 집값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 폭을 줄여왔다. 2월 첫째 주엔 0.19%, 둘째 주엔 0.14% 오른 뒤 셋째 주에는 하락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도 강남구가 같은 기간 0.01% 올라 사실상 보합권에 진입했다. 서초구 역시 0.05%, 송파구는 0.06%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및 경기도 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쌓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과 경기도 물량은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23.8%와 6.7% 늘었다.
경기도의 경우 특히 과천과 성남 등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량이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성남시 분당구 매물이 58.8% 늘어 가장 많이 늘었으며, 안양시 동안구(53.8%), 성남시 수정구(43.7%), 과천시(39.2%), 용인시 수지구(37.8%), 하남시(35.4%), 성남시 중원구(30.0%), 광명시(27.4%), 의왕시(19.9%), 수원시 영통구(17.3%) 순이었다. 매물량이 많이 늘어난 상위 10곳은 모두 규제 지역이었다.
수도권 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매물 증가 현상은 다주택자를 향한 정부의 고강도 압박과 궤를 함께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피력하며 다주택자들을 향해 매도를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엑스(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장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며 "대한민국 정상화를 믿거나 말거나, 저항할지 순응할지는 각각의 자유지만 주식시장 정상화처럼 그에 따른 손익 역시 각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권력은 규제·세제·금융·공급 등 정상화를 위한 막강한 수단을 갖고 있다. 문제는 권력의 의사와 의지"라며 "다주택을 유지하든, 비거주 투자용 주택을 보유하든 자유지만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위험과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강남 및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고령자 소유의 매물이 급매물 형태로 나오고 있다"며 "임대 기간이 남아 있는 세낀 매물도 가격 조정폭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세금 규제가 강화하는 기조에서는 중심 지역발 매물 및 가격 흐름이 외곽 지역으로 전이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며 "단기적으로 강남권 중심으로 가격 조정·매물 증가의 흐름이 먼저 보이고, 중장기적으로 외곽 지역의 매물이 증가하는 모습으로 귀결된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