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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자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가 재점화했다. 미국에도 인플레이션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미국 경제에서 에너지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8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과 경제 둔화를 동시에 겪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됐다. 미국은 이날 기준 휘발유 소매 가격 평균이 1주일 전보다 15.6% 급등한 갤런당 3.45달러를 찍었고, 지난 6일 발표된 2월 고용지표에서는 고용 감소와 실업률 상승 등 노동시장 악화 신호가 감지됐다.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이른바 ‘셰일 혁명’으로 미국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해 세계 최대 연료 수출국이 됐기 때문이다.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시설이 폐쇄된 여파로 지난주 세계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와중에 미국 천연가스 가격 상승률은 11%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에너지산업이 성장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된다면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에서 에너지가 미치는 영향도 지난 20여 년간 크게 줄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과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에 따르면 2007년 대비 지난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42.37% 증가하는 동안 휘발유 소비량은 4.09% 감소했다. 가계 소비 중 휘발유,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비중은 같은 기간 5.7%에서 3.7%로 축소됐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유가가 급등했을 때도 미국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0.13%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노동시장 둔화를 방어해 경제 성장을 지탱해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가 상승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시장 예상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횟수는 전쟁 전보다 줄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 트레이더는 올해 미국에서 1~2회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첫 시점을 9월로 예상한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장은 7월 첫 금리 인하 이후 2~3회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날 기준 7월 금리 동결 확률은 1주일 새 11.7%포인트 뛰어 37%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Fed가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 전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불안정하다면 금리 인상 압력이 커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Fed 의장인 케빈 워시도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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