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란전에서 드론의 파괴력이 부상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미 국방부(펜타곤) 수요를 겨냥한 드론 기업에 투자하며 방위산업 분야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에 본사를 둔 드론 기업 파워러스는 트럼프 가문이 투자한 골프장 지주회사와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번 역합병을 통해 파워러스는 수개월 내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전쟁 양상이 변화하면서 드론 확보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계기로 드론은 정찰과 공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핵심 무기로 자리 잡았다. 드론은 전투기나 미사일보다 비용이 훨씬 낮지만 탱크나 장갑차, 방공 시스템 등 고가의 군사 장비를 파괴할 수 있어 비용 대비 전투 효과가 높은 무기로 평가된다.
또한 드론은 전장에서 실시간 영상과 정보를 제공해 포병이나 미사일 공격의 정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병력이 직접 전선에 투입되지 않아도 원격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군인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일회용 공격용 드론과 같은 소형 자폭 드론이 대량으로 사용되면서 전쟁 양상이 ‘드론 소모전’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미국 국방부는 수십만 대 규모의 소형 드론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국 군대도 드론 전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거래에는 트럼프 가문의 투자회사 아메리칸 벤처스와 드론 부품 업체 언유주얼 머신스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언유주얼 머신스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주주이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회사다.
트럼프 가문이 관여한 투자은행 도미나리 시큐리티즈도 거래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이전에 트럼프 가문의 암호화폐 사업에도 관여한 바 있다. 한국 자산운용사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도 이번 거래에 약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트럼프 가문은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드론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드론 신규 판매를 금지하고 펜타곤이 소형 드론 대량 도입 전략을 추진하면서 미국 드론 산업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
앤드루 폭스 파워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상장을 통해 생산 확대와 기업 인수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워러스는 지난 6개월 동안 세 개의 드론 관련 기업을 인수했으며 현재 공중 및 해상 드론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월 1만 대 이상의 드론 생산 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미국 드론 제조업체 생산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며, 미 국방부가 지금까지 구매해 온 규모보다도 큰 물량이다.
펜타곤은 최근 ‘드론 도미넌스’ 프로그램을 통해 2027년까지 약 11억 달러를 투입해 수십만 대의 미국산 드론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이 장기간 지배해 온 드론 시장에서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이다.
현재 미국 드론 시장은 다수의 소규모 기업들이 국방 계약 일부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편 에릭 트럼프는 별도로 이스라엘 드론 기업 엑스텐드에도 투자했다. 이 회사는 건설회사 JFB 컨스트럭션과 합병을 통해 약 15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파워러스는 트럼프 가문의 투자회사와 도미나리 시큐리티즈가 주주로 있는 골프장 지주회사 아우레우스 그린웨이 홀딩스와 합병을 통해 상장할 예정이다.
앤드루 폭스 CEO는 “드론 산업은 골프장 사업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파워러스가 산불 진압용 드론과 최대 1000파운드(약 450kg)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워러스 공동 창업자인 브렛 벨리코비치는 미 육군 특수작전 출신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 드론 기업의 자문을 맡아온 인물이다. 그는 회사가 우크라이나 드론 기업을 인수하거나 기술 라이선스를 확보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드론 기업들은 수출 과정에서 여러 규제 장벽에 직면해 있다. 또한 미군은 무기 체계에 대해 ‘미국산 요건’을 적용하고 있어 해외 기업 제품을 직접 구매하기는 쉽지 않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