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027년 3월 16일 오스트리아 빈의 클래식 전용홀인 '뮤지크페어라인', 일명 '황금홀' 무대에 오른다. 웬만한 거장이 아니고는 오르기 힘든 무대. 22세의 임윤찬이 리사이틀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뮤지크페어라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6/2027 시즌의 공연 정보에 이같은 내용이 공개됐다. 매년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가 열리는 이 공연장은 화려한 황금 장식과 완벽한 잔향으로 세계 클래식 팬들의 '성지'로 꼽힌다. 2024년 뉴욕 카네기홀, 올해 초 암스테르담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등 클래식계 최고 권위의 무대에 선 임윤찬이 황금홀까지 오르면, 사실상 '클래식 성지'를 모두 휩쓰는 셈이다.
이번 황금홀 데뷔는 모차르트 소나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임윤찬은 2026년부터 하반기부터 2027년에 걸쳐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8곡 전곡 연주' 대장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중 모차르트가 생의 대부분을 보낸 빈에서,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황금홀에서의 모차르트 연주는 연주자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윤찬은 평소 “작곡가가 살았던 시대의 공기를 느끼며 연주하고 싶다”는 철학을 밝혀왔다.

프로그램은 모차르트의 음악적 생애를 관통하는 구성이다. 1부에서는 모차르트가 10대 후반 뮌헨 체류 당시 작곡한 초기 소나타 세 곡(K. 280·281·283)을 연달아 연주한다. 모차르트 특유의 투명한 서정성과 재치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들로, 임윤찬의 정교하고 깨끗한 타건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2부는 보다 깊은 내면의 세계로 향한다. 모차르트 소나타 중 가장 우아하고 사랑받는 소나타 C장조(K. 330)로 문을 연 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환상곡 C단조(K. 475)와 소나타 C단조(K. 457)로 마무리된다. 모차르트가 남긴 가장 어둡고 격정적인 단조 작품들로,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이 곡들을 통해 임윤찬 특유의 드라마틱한 에너지와 철학적 해석력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임윤찬은 올해 10월부터 카네기홀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나선다. 10월 21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2월 14일, 내년 3월 24일, 5월 11일로 이어지는 이 대장정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8곡 전곡과 3곡의 환상곡까지, 모두 21곡을 완주하는 사이클이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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