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공포 덮친 재계…삼성·SK·LG·한화·HD현대 '차량 5부제·10부제' 전격 시행

입력 2026-03-25 16:08   수정 2026-03-25 18:07




국제 유가 급등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국가적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삼성, SK, HD현대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강도 높은 에너지 절약 대책을 수립하고 실행에 나섰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재계가 선제적으로 호응하면서, 주요 그룹사를 시작으로 중견·중소기업 등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24일 국무회의를 통해 중동 전쟁 확대 및 장기화에 따른 원유·천연가스 수급 불안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공공기관은 차량 5부제 등으로 솔선수범하고, 국민께서도 에너지 아껴 쓰기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5일 0시부터 공공 부문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의무 시행하고 있다. 민간은 우선 자율 참여로 시작하되, 향후 원유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경계' 경보 발령 시에는 의무 참여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정부 정책에 맞춰 오는 30일부터 국내 운영 중인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번호판 끝자리 숫자에 따라 요일별로 운행을 제한(월 1·6, 화 2·7, 수 3·8, 목 4·9, 금 5·0)하며, 전 계열사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다만 전기·수소차와 장애인, 임산부, 미취학 아동 탑승 차량 등은 예외로 둔다.

또한 사업장별로 점심시간 및 퇴근 후 전체 소등을 의무화하고, 냉방 26도 이상, 난방 18도 이하의 설정 온도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엘리베이터 격층 운행과 저층(3~4층 이하) 이용 제한 등 실무적인 절감 캠페인도 병행한다.

삼성은 25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관계사 사업장에 '차량 10부제' 시행을 공지하고 26일부터 즉시 적용에 들어갔다. 자동차 번호 끝자리와 날짜 끝자리가 같은 날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삼성은 업무 외 공간인 야외 조경, 복도, 옥상 조명을 50% 소등하고 휴일 미사용 주차 공간을 폐쇄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놨다.

LG그룹도 오는 27일부터 전 계열사 국내 사업장을 대상으로 '차량 10부제'를 시행하며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한다. 자동차 번호판 끝자리 숫자와 날짜 끝자리가 같은 날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다만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과 장애인·임산부·미취학 아동 탑승 차량은 제외된다.

LG는 이미 주요 사업장에서 자동 소등 시스템과 셔틀버스 운영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실천해 왔다. 특히 LG전자는 전 사업장에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습관화를 위한 추가 방안을 지속 검토해 정부 정책에 발맞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도 국내 모든 계열사와 사업장에서 '차량 10부제'를 실시하는 등 전사적 에너지 절약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26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이번 조치에 따라 차량번호 끝자리와 날짜 끝자리가 같은 날에는 차량 운행이 제한된다. 또한 PC 절전모드 기본화, 퇴근 시 사무기기 전원 차단, 공용 공간 조도 낮추기 등 사업장 내 전력 절감 조치도 병행한다.

한화 관계자는 "정부의 캠페인이 종료될 때까지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HD현대 역시 지난 24일 재계에서 가장 먼저 '차량 10부제' 자율 참여를 선언하며 에너지 절감 방안을 수립했다.

HD현대는 사무용품 및 석유화학 파생상품 사용 줄이기를 도입하고, 생산 현장 설비의 유휴 시간 대기 전원 차단과 작업 종료 후 조명 소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정부가 강조한 에너지 절약 방침에 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 측은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정책에 동참하게 됐다"며 "이번 조치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HD현대 관계자도 "정부 방침에 맞춰 향후에도 실질적인 에너지 절약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권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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