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236명' 마약 유통 박왕열, 오늘 구속 심사

입력 2026-03-27 07:10   수정 2026-03-27 07:11



필리핀에서 살인 혐의로 현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국내에 다량의 마약을 유통시킨 것으로 알려진 박왕열(48)의 구속 여부가 정해진다.

의정부지법은 27일 오전 10시30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왕열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박왕열은 필리핀 수감 중이던 2024년 6월 공범에게 지시해 필로폰 1.5kg을 커피 봉투에 숨겨 인천공항으로 밀반입하고, 같은 해 7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들여온 필로폰 3.1kg을 김해공항을 통해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서울, 부산, 대구 일대에서 공범들과 함께 마약을 판매한 혐의도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유통 규모는 필로폰 약 4.9kg, 엑스터시 4500여정, 케타민 2kg, LSD 19정, 대마 3.99g 등이다. 시가 30억원 상당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소화전이나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긴 뒤 구매자에게 위치를 전달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사용해 마약을 판매하고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파악한 공범은 총 236명으로 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자금책 1명, 단순 매수자 194명이며 이 중 42명은 구속된 상태다. 공범들은 일부 직접 접촉했으며, 상당수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왕열은 대부분 혐의를 시인하나 불리한 사안에 대해서는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필리핀 교도소에서 박왕열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2대의 디지털 포렌식 분석에 착수했다. 박왕열이 초기에는 대포 통장을 이용한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거래하다 이후 가상화폐 거래로 범행 수법을 바꾼 것으로 보고 범죄 수익 규모를 파악해 환수한다는 방침이다.

박왕열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임시 인도를 요청하면서 한국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 법무부, 외교부, 국정원, 검찰청, 경찰청 등 관계 기관은 필리핀 당국과 실무 협의를 진행해 20여일 만인 지난 2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에 한해 박왕열을 임시 인도받았다.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2020년 현지 당국에 검거되어 2022년 징역 60년, 단기 징역 52년을 선고받고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텔레그램에서 '전세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한국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하는 등 범죄 행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를 통해 얻은 범죄 수익으로 호화 수감 생활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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