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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5일 개정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이제는 창업기획자가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방식은 벤처투자 자본이 재무적 투자자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설립 단계부터 관여해 공동창업자로서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하는 벤처투자 모델이다. 컴퍼니빌딩 모델 또는 벤처스튜디오 모델로 불린다.
개정 전 벤처투자법은 창업기획자가 투자대상회사를 ‘경영지배’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예외적으로 (1)창업기획자가 직접 선발하거나 보육한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로서 (2)경영지배 성립일로부터 6개월 내에 주식을 보유하고 (3)경영지배 성립일로부터 7년 내에 주식을 모두 매각하는 경우 경영지배를 허용했다.
개정 벤처투자법 주요 내용은?
개정 벤처투자법은 이 중 ‘창업기획자가 직접 선발하거나 보육한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여야 한다는 요건을 삭제했다. 창업기획자가 창업 준비단계부터 기획, 팀 구축, 투자 등을 지원하며 유망한 팀이나 기술을 중심으로 직접 자회사를 설립하더라도 행위제한에 위반되지 않도록 했다.
다만 이 같은 개정 이후로도 창업기획자가 컴퍼니빌더로서 완전히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컴퍼니빌더로 활동하며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 중 여전히 다른 행위제한에 저촉될 여지는 없는지, 창업기획자가 충족해야 하는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인정투자 요건 충족이 가능한지 등의 관점에서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창업기획자는 ‘벤처투자법 시행규칙 제15조에서 정하는 경영지배’(이하 편의상 ‘적격경영지배’)를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여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6개월 내 주식 취득 및 7년 내 주식 처분 요건을 준수함으로써 행위제한 위반 없이 컴퍼니빌딩을 할 수 있다.
유의할 점은, 창업기획자의 경영통제가 모종의 사유로 약해져 적격경영지배에 못 미치게 되는 경우에는 행위제한에 대한 예외를 적용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원칙으로 돌아가 행위제한이 그대로 적용된다. 그렇게 적용되는 행위제한 중에선 창업기획자가 창업기획자의 계열회사 발행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있다. 이 부분을 위반할 가능성이 특히 높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창업기획자 A가 스타트업 B를 설립하며 55%의 지분을 취득하고 25%의 지분을 가진 창업팀원 X가 대표이사로 B를 경영하도록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통상의 VC 투자계약과 비슷하게 A는 B의 이사회 과반 임면권을 갖지 않고, A의 임직원이 B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도록 하지도 않는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A는 B 발행 주식 50%를 초과해 소유하고 있으므로 적격경영지배에 해당한다.
시간이 흘러 A가 일부 엑시트를 위해 B 발행 지분을 10%만큼 제3의 기관투자자에 처분해, A가 B의 최대주주로서 45%의 지분만을 보유하게 됐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A는 B의 지분을 50% 미만 소유하는 것이고, 나머지 경영지배 사유도 없으므로 적격경영지배를 상실하게 된다.
적격경영지배를 상실하게 됐으므로 창업기획자 A는 원칙으로 돌아가 A의 ‘계열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소유해선 안 된다. 그런데 A는 적격경영지배는 상실했어도 여전히 B 발행 주식을 30% 초과해 보유하는 B의 최다출자자이므로, B는 여전히 A의 계열회사다. 그렇다면 결국 A의 B 발행 주식 보유는 행위제한 위반에 해당한다.
정리하면, 창업기획자는 적격경영지배를 종료하는 경우 아예 피투자회사와의 계열회사 관계까지 완전히 해소해야만 한다. 피투자회사의 지분을 점진적으로 처분하는 과정에서 적격경영지배는 종료됐으나 계열회사 관계는 미처 해소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른 행위제한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창업기획자 담당자들은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인정투자 해당하기 위한 요건은?
둘째로 창업기획자가 컴퍼니빌더로 회사를 설립하며 수행한 출자는 창업기획자의 투자의무비율 산정에 포함되는 인정투자로 포함되지 않을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인정투자에 해당하기 위해선 ‘초기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여야 한다. 초기창업기업에 해당하기 위해선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에서 정하는 ‘창업’을 해 사업이 개시될 필요가 있다.
법인인 기업이 의결권의 과반수를 소유하며 다른 법인인 중소기업을 새로 설립해 사업을 개시하는 행위는 ‘창업’의 범위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된다. 즉, 창업기획자가 적격경영지배 성립을 위해 스타트업을 설립하며 지분 과반수를 확보했다면, 그 스타트업은 ‘초기창업기업’에는 해당할 수 없다. 그 결과, 그러한 투자는 해당 창업기획자의 인정투자로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개정 벤처투자법상 경영지배가 허용되기 위해선 경영지배 성립일로부터 7년 이내에 주식을 ‘전부’ 매각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경영지배 성립일로부터 7년 이내에 ‘경영지배를 해소’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반드시 완전한 엑시트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해 유의미한 궤도에 오르는 데에는 대개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창업기획자가 컴퍼니빌더로 설립한 스타트업 역시 성장세에 있다고 하더라도, 7년은 투자성과를 기대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기간인 경우가 많다. 오히려 7년이 지난 이후에 더욱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경우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창업기획자가 컴퍼니빌더로 설립한 스타트업에 대해 경영지배는 해소하며 소수지분만을 가진 재무적 투자자로 남을 수 있는 옵션이 전혀 주어지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 2025년 8월 개정된 벤처투자법 시행령은 창업기획자의 피투자기업이 사후적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게 된 경우엔 기존에 존재하던 5년 내 매각 의무를 삭제했다.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게 됐다는 건 대개 성공적인 엑시트를 의미한다. 그처럼 성공적인 투자 사례에 대해 오히려 특정 기간을 정해서 지분 처분을 강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그간의 지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제도 정비로 이러한 개정 취지가 창업기획자의 컴퍼니빌딩 활동에도 충분히 반영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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