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1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올 1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은 약 53조원으로 추산된다. 1년 만에 이익 규모가 약 47배 늘어났다. 6세대 HBM4를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납품한 데다 범용 메모리 단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결과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 시대를 열며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은 53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에서 54조원의 이익을 내고,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 1조원대 후반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360억달러·약 54조원)을 제치고 영업이익 순위 4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보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이 많은 빅테크는 애플(509억달러·약 77조원), 엔비디아(443억달러·약 67조원), 마이크로소프트(383억달러·약 58조원)뿐이다.
실적 폭등의 1등 공신은 인공지능(AI) 메모리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 공급을 시작한 HBM3E에 이어 올 1분기 업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HBM4가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전체 수익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범용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것도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8)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3달러로,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 낸드플래시가 60%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는 구조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더해지며 실적 규모를 키웠다. 그간 발목을 잡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도 적자 폭을 줄이며 힘을 보탰다.
2분기 범용 D램 가격은 1분기 대비 60%가량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에는 HBM 생산 비중이 전체 D램 라인의 40% 이상으로 늘어나 범용 D램 출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조사의 메모리 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하며 3분기에도 D램 가격이 사상 최고가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HBM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들어가는 HBM4의 핵심 공급 파트너 지위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빅테크에 공급하는 HBM4 물량을 대폭 늘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하반기 HBM4 공급 확대와 파운드리 부문의 흑자 전환이 맞물린다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내년엔 연간 영업이익 기준으로 엔비디아(올해 전망치 357조원)를 넘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PC, 모바일 등 정보기술(IT)산업의 수요 위축 가능성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등이 변수로 꼽힌다.
김채연/원종환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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