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돈 풀기, 물가·환율 악영향"…李 "현찰 나눠주기 표현 과해"

입력 2026-04-07 17:49   수정 2026-04-08 01:29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전쟁 추가경정예산’ 등 민생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국회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위 조사와 개헌 얘기도 나왔다. 중동발(發) 에너지안보 위기 속에서 7개월 만에 이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가 만나 현안을 논의한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張 만난 李 “사진만 찍는 거 아냐”
이 대통령과 정·장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120분간 오찬을 겸한 ‘여야정 민생경제 회의체’ 회동을 했다. 여야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강훈식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도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회동에 앞서 양옆에 있는 두 대표를 향해 “두 분이 요즘 손도 안 잡고 그러는 거 아니죠. 연습 한 번 해보세요”라고 농담하며 손을 맞잡기도 했다.

장 대표는 13분간의 첫머리 발언에서 “주변에서 ‘여당이 일방 독주하는데 식사 한 번 하고 사진 찍는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얘기하는 분들이 계셨다”며 “진정한 협치가 되려면 상대 의견을 존중하고, 듣기 불편한 얘기도 들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정부의 26조2000억원 규모 추경안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했다.

장 대표는 “꼭 필요한 곳에는 지원해야 마땅하다”면서도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이라면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TBS 운영지원(49억원), 농지 전수조사(587억원) 예산 등을 지목하며 “전쟁 추경 목적에 전혀 맞지 않는 사업”이라며 “정작 기름값 때문에 생계를 위협받는 화물차, 택배에 대한 지원은 빠졌다”고 했다.

장 대표 다음으로 발언한 정 대표는 “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역사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추경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진 한 번 찍는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장 대표 발언에 대해 “자주 만나서 얘기하는 게 좋다. 언제나 가급적 터놓고 얘기하자”며 “빈말로 사진만 찍고 선전하려는 건 아니다”고 했다. 전쟁 추경 사업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것은 추가될 수 있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삭감 조정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소득 하위 70%에 지급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대해서는 “‘현찰 나눠주기’라는 건 과한 표현”이라며 “대외적 위기에 따른 국민 피해를 조금이라도 보전해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장 대표가 지적한 ‘중국인 관광객 대상 짐 이송 및 환대 서비스’ 사업을 두고는 “설마 중국 사람만 지원할 리가 있겠나”라며 “중국 사람으로 돼 있으면 삭감하시라”고 했다.
◇野 “개헌? 연임 포기 선언하라”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개헌 협조를 재차 요구했다. 이 대통령과 여당은 5·18 정신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담는 등의 개헌을 6·3 지방선거에 맞춰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개헌 동시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회동에서 장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개헌을 논의하기 전 중임 또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회동에 배석한 최보윤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 대통령은 현재 공고된 개헌안에 연임 조항을 넣어 수정 의결하는 것은 어렵고 야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고 했다.

한재영/이슬기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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