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탄식한다. 망언을 일삼는 유명인과 가짜 뉴스를 퍼 나르는 지인들 사이에서 “세상에는 왜 이렇게 바보가 많을까”라고. 하지만 노르웨이의 대중 철학자 라르스 스벤젠은 신간 <덜 멍청하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철학>을 통해 가장 먼저 직시해야 할 존재는 바로 ‘거울 속의 멍청이’라고 꼬집는다.저자는 멍청함을 지능의 문제가 아닌 ‘생각하기를 거부하는 도덕적·철학적 태도’로 정의한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판단력은 퇴보한 ‘어리석음의 황금기’에, 그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세 가지로 해부한다. 남의 말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바보’, 편향된 논리로 그릇된 판단을 내리는 ‘멍청이’ 그리고 이를 고집하는 ‘바보 멍청이’다.
특히 정치적 진영 논리와 SNS 알고리즘이 만든 ‘에코체임버’ 속에서 현대인이 어떻게 스스로 생각할 권리를 포기하는지 예리하게 분석한다. 집단에 소속되었다는 안도감이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키고, 결국 공론장은 누가 더 확신에 차서 헛소리를 내뱉는지를 겨루는 경연장이 되고 만다는 지적이다.
철학적 깊이와 유머를 겸비한 책이다. 타인의 어리석음에 분노하기보다 내 안의 아집을 먼저 들여다보는 ‘지적 겸손’이야말로, 멍청함의 홍수 속에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라고 얘기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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