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시장에서 사고파는 현물 국제 유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지 하루 만에 가격이 10~20% 하락한 선물 시장과 대비된다. 당장 원유를 수입해와야 하는 한국 정유사들도 배럴당 150달러가 넘는 가격을 감수해야 할 실정이다. 미·이란 전쟁 전과 비교해 두 배 높은 수준이다.
10일 글로벌 유가 기준 가격 제공업체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현물 브렌트유 기준 가격은 배럴당 144.42달러로 평가됐다. 이전 최고 기록인 2008년 7월 144.22달러를 넘어선 사상 최고치다. 반면 브렌트 선물 가격(최근 월물기준)은 최근 미국과 이란 합의 발표 이후 고점 대비 18% 이상 떨어졌다. 현물과 선물 가격 차이는 2022년 이후 최대다.이는 투자자의 전망과 실제 시장 수요가 엇갈린 결과다. 시장에선 한 달 넘게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서 원유 공급이 크게 줄었다. 아시아와 유럽 정유사들이 중동산을 대신해 브렌트유를 찾으며 관련 현물 가격도 끌어올렸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G)에 따르면 즉시 인도할 수 있는 북해산 ‘포티스 혼합유’ 가격도 8일 배럴당 147달러까지 급등했다. 역시 2008년 금융위기 때 기록한 이전 최고치를 뛰어넘는 가격이다.
반면 선물 투자자는 휴전 협상에 따른 호르무즈해협의 재개방에 베팅하고 있다. 스위스의 에너지 상품 거래 업체인 스파르타커머디티스의 닐 크로스비 분석가는 “완전한 공급망 복구까지는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실물 시장과 종이(선물) 시장 간 큰 괴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시장 분석업체 베스푸치마리타임은 “대다수 해운선사가 통행을 위해 무엇이 실제로 필요한지 구체적 정보와 확답을 원하지만 그런 게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불안한 휴전과 기뢰의 위험을 무릅쓰고 보유 선박을 해협에 진입시킬 해운사는 많지 않다. 해운업계는 이란의 통행료 징수 계획에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통행료 납부가 이란에 대한 자금 전달로 해석돼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는 것으로 비칠 위험이 있어서다.
일본도 비슷한 사정이다. 정부의 유가 보조를 둘러싸고 정유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보조금 산정 지표를 값이 싼 브렌트유 선물로 바꾸면서 휘발유 도매업체가 800억엔의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추정된다.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