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신탁과 이 회사의 자회사인 코람코자산운용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잇달아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다. 경쟁사인 이지스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이 각각 경영권 매각과 조직 정상화 이슈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지난 10여년간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 자금을 기반으로 형성된 ‘이지스·마스턴·코람코’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람코는 최근 다른 자산 회수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코람코신탁은 올해 2월 강남역 오피스 케이스퀘어 강남2를 3550억원에 매각해 약 135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강남업무지구(GBD)에서 3.3㎡당 5000만원을 웃돈 드문 거래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LF가 앵커 투자자로 참여한 안양 물류센터 역시 회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매입 측면에서도 보폭이 크다. 코람코운용은 지난해 12월 약 7900억원 규모의 분당두산타워 인수를 마무리했고, 코람코신탁은 최근 강남역 핵심 오피스로 꼽히는 강남358타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개발권을 따낸 의정부 리듬시티 데이터센터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100㎿급 초대형 부지로 평가된다. 오피스에 강점을 보여온 코람코가 호텔·물류센터·데이터센터까지 투자 반경을 넓히며 사실상 전 섹터를 아우르는 종합 부동산 하우스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경쟁사들은 아직 완전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지스는 업계 1위 사업자지만 글로벌 사모펀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와의 경영권 매각 협상이 실사 마무리와 주식매매계약(SPA) 조건 조율 단계에 머물러 있고, 금융당국 인가 절차도 남아 있다. 마스턴은 최대주주 사익추구 논란에 따른 금융당국 제재 이후 투자자 신뢰 회복과 조직 정상화에 주력 중이다.
시장 회복세도 코람코에 우호적이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은 약 34조원으로 전년보다 48.5%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거래가 서울 핵심 입지의 우량 자산과 자금 조달력, 딜 클로징 능력이 검증된 상위 운용사로 더 쏠리는 양상이 뚜렷하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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