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치한약수 '반'…대입 반도체반 열풍

입력 2026-04-13 17:49   수정 2026-04-14 00:5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과 파격적인 성과급 소식에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의학 계열 선호 현상을 뜻하는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에 반도체를 더한 ‘의치한약수반도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는 등 입시 지형이 재편되는 양상이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대치·목동 등 주요 학원가에는 의대 입시반에 이어 반도체 계약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는 전용 입시 컨설팅과 대비반이 잇따라 신설되고 있다. 반도체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협약을 맺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로, 졸업 후 해당 기업 취업이 사실상 보장된다. 올해 고교 1학년인 박모군은 “대치동 컨설팅업체에서 ‘반도체 맞춤형 학교생활기록부’를 만들기 위한 컨설팅을 받고 있다”며 “로봇 동아리에서 회로 설계를, 교내 탐구활동으로 양자 터널링을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의 대학 입시 컨설팅업체 U사는 ‘반도체 계약학과 면접 전문학원’을 표방하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반도체 계약학과의 열기가 뜨겁다. 경기 동탄의 K학원은 반도체 계약학과 입시 전략을 설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과천 D학원 관계자는 “학생들의 관심이 워낙 뜨거워 희망 학생 중심으로 ‘반도체반’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달라진 위상은 올해 정시 모집 경쟁률만 봐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반도체공학과 경쟁률은 89 대 1에 달했다.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정시 경쟁률은 11.80 대 1로, 의예과 경쟁률(4.43 대 1)을 크게 웃돌았다. 공대 출신인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은 “반도체산업이 성장하면서 공대를 졸업해 의사 못지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재연/이미경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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