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형사처벌이 남발되면서 죄형 법정주의가 사실상 무너진 상황”이라며 “옛날에야 경제력이 없으니 과징금도 효과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 형사처벌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경제 제재가 오히려 큰 효과가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동통신사의 위법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크게 상향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전기통신사업자가 고객의 계약 해지를 부당하게 막을 경우 벌금 3억원을 매기고 과징금을 부과한다. 과징금 한도는 매출의 3% 또는 10억원으로 정해져 있는데, 이를 매출의 10% 또는 50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과징금을 높이는 대신 벌금은 기존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범죄 행위로 얻은 수익이 많다면 벌금을 올리는 것이 맞다”고 말해 벌금액 한도는 수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은행의 대주주 신용공여와 관련해서도 대출 한도를 넘길 경우 대주주 대상 과징금을 신설하는 대신 벌금을 기존 5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췄는데, 이 역시 대통령 지시에 따라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벌금형을 선택한다면 판사의 재량에 맡겨서 더 높게 하는 게 맞다”며 “최대 2억원밖에 (벌금을) 못 하게 하면 반드시 징역을 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그게 더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징역형보다 금전적 제재를 강화하는 게 맞다는 뜻이다.
정부는 해당 처벌을 1000만원 이하 과태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전과가 남는) 벌금 500만원을 과태료로 바꿔준다면 그 액수는 5000만원, 1억원 등으로 해야 한다”며 “똑같이 ‘과태료 500만원’으로 바꿔준다면 아무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배임죄 개선안은 상반기 내 공개할 계획이다. 배임죄는 적용 범위가 넓고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대표적 법령이다. 예컨대 특정 경영상 판단으로 실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향후 손해 발생의 ‘위험’만 인정되면 형사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최근 5년간 판례 3300건 분석을 완료했다”며 “연구용역 등을 거쳐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다 보니 유류값이 전 세계에서 제일 싼 나라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가격을 내려놓는 게 100% 잘한 일이냐에 대한 반론은 일리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가격이) 정상적인 가격은 아니다”며 “국민 어려움 때문에 가격을 억제하고 있는데, 다 세금이 들어가니 그걸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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