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구속 피한 '횡령·배임' 남양유업 전 회장…항소심 판단은 어떨까 [CEO와 법정]

입력 2026-04-15 15:02   수정 2026-04-15 15:16


“피고인이 감사로부터 돈을 돌려받은 건 대여인지, 증여인지…이 부분을 좀 밝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재판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사진)의 항소심이 1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1부(고법판사 김종우 박정제 민달기) 시리로 시작됐다. 검찰은 작년 2월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홍 전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올해 1월 1심 재판부는 8개 혐의 중 2개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했다. 법인 소유의 리조트와 차량 등을 사적으로 유용해 회사에 3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와 남양유업 거래업체 4곳에서 리베이트 43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인정해 징역 3년에 추징 43억7600만원을 명령했다. 다만 홍 전 회장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나머지 6개 혐의에 대해선 무죄 또는 면소 판단을 내렸다. 2000~2023년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거래 중간에 끼워넣은 뒤, 해당 업체에 이른바 ‘통행세’를 지급하도록 했다는 혐의가 대표적이다. 납품업체 대표를 회사 감사로 임명한 뒤 급여를 돌려받은 혐의도 마찬가지다.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1심 재판부는 죄를 묻지 않았다.

검찰은 항소했고, 홍 전 회장 측도 “배임수재에 관한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고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날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선 재판부가 주요 쟁점에 대해 양측의 입장 정리를 요구했다. ‘끼워넣기’ 의혹과 관련해 재판부는 “피고인 측은 남양유업이 A업체에 제공한 금액이 다른 업체와 동일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게 아니라고 말한다”며 “검찰은 더 싸게 살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이 감사에게 지급되는 보수를 반환받은 의혹과 관련해서 재판부는 “(1심은) 어차피 회사 입장에선 감사에게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으니 횡령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 행위가) 범죄로 성립하는지와 별도로, 변호인 측은 홍 전 회장이 감사로부터 돈을 받은 법률관계가 대여라고 주장하는 건지 증여라고 하는 건지 좀 밝혀주셔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좀더 심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 전 회장 측 변호인은 다음 기일에 40분 정도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항소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기일은 다음달 8일 오후 4시30분에 진행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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