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지사장’을 내세워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한 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그를 해외로 도피시킨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김태겸)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를 받는 A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바지사장의 도피를 도운 B씨도 함께 기소됐다. 지난해 구속기소된 바지사장 C씨를 포함하면 총 7명이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피고인들은 2018~2019년에 걸쳐 100개 이상 차명계좌를 동원해 코스닥 상장사인 포티스(2024년 1월 상장폐지·현재 사명은 디에스앤엘)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고가매수와 가장매매 약 24만회 이상의 시세조종 주문을 냈다.
A씨 등은 1차 범행 기간(2018년 8월~11월)에 약 4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2차 시세조종 범행(2018년 11월~2019년 2월) 과정에선 포티스 주가가 하락해 최종적으론 손실을 입었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바지사장인 C씨가 책임지는 구조로 범행을 설계했다. 만약 C씨가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징역 1년당 1억~2억원을 보상해 주기로 하고, C씨 명의 계좌를 핵심 계좌로 사용해 시세조종 범행을 저질렀다.
2019년 하반기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되자, 일당은 다음날 곧바로 C씨를 베트남으로 도피시켰다. 이들은 C씨의 해외 도피 자금을 5년 이상 지원했다. 6년간 해외로 도주한 바지사장 C씨는 인터폴 수배 끝에 지난해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후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 전방위적인 추가 수사를 통해 배후에서 범행을 주도한 A씨 등 공범 5명을 적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앞으로도 주가조작 등 시장 교란 행위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위협하는 사범은 끝까지 추적해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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