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S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1조2200억원(약 8억20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발행된 CB는 KKR이 운용하는 펀드 ‘스타테크 AI’가 전부 인수한다. 삼성SDS는 이 돈에 기존 보유한 현금성 자산 약 6조4000억원을 합해 총 7조6200억원으로 본격적인 AI 사업을 벌인다. KKR이 CB 전량을 주식으로 전환하면 삼성SDS 지분을 약 8%까지 확보할 수 있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이번 협력을 단순한 자금 조달 및 투자 차원이 아니라 삼성SDS의 ‘공격 경영’ 전환점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SDS는 시장에서 현금이 과도하게 쌓여 있는 회사로 꼽힌다. 성장성이 없다는 평가 속에 주가는 10년 전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삼성그룹 또한 한동안 ‘무차입 경영’을 유지했을 정도로 외부 자금 조달에 소극적이었다.
그런 삼성SDS가 처음으로 글로벌 사모펀드 자금을 수혈한 것은 주요 글로벌 AX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KKR은 최고 수준의 글로벌 M&A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략적 협력을 통해 KKR은 6년 동안 삼성SDS에 M&A, 자본 활용 관련 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KKR이 6년 동안 주식을 보유할 확률이 높은 만큼 잠재적 물량(오버행) 우려도 매우 작다.
CB 발행 조건에도 삼성SDS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전환가액 18만원은 기준가 대비 약 18% 높은 수준이다. 삼성SDS 주가가 18% 올라야 비로소 수익 구간에 진입하는 구조다. 일반적인 CB와 달리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이 없다는 점 또한 두 회사가 삼성SDS 기업가치 상승에 확신을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SDS는 이날 이사회 직후 발표를 통해 국내외 AI산업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전남 해남 국가 AI 컴퓨팅센터(2028년 완공)와 경북 구미 AI 데이터센터(2029년 완공) 설립에 자금을 투입하고, 미국에서는 KKR과 함께 글로벌 AX 사업 거점이 될 M&A 대상을 탐색할 계획이다. 피지컬 AI와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관련 M&A도 추진한다. 국내외에서 데이터센터 DBO(설계·구축·운영 일괄 수주) 사업에도 힘을 쏟는다.
이날 삼성SDS 주가는 17.89% 급등한 17만8600원에 마감해 CB 전환가액(18만원)에 근접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글로벌 성장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한신/이영애 기자 phs@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