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놓고 미중 '힘겨루기'…트럼프 "시진핑, 나를 꼭 안아줄 것"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6-04-16 05:57   수정 2026-04-16 06:49

5월 중순으로 미뤄진 미중정상회담은 원래는 상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입니다. 이란 전쟁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만, 전쟁을 계기로 두 정상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된 양상입니다.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서한을 보냈고 시진핑 주석이 답장했다”면서 “나는 시 주석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요청했고, 시 주석은 서한으로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는데요. 앞서 CNN 등이 중국이 이란에 휴대용 지대공미사일과 같은 무기를 제공하려 한다고 보도하자 중국을 직접 단속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인터뷰를 하고 나서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이란에 무기를 보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적었습니다. 이전에 이란에 무기를 제공하면 5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이것도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해상 봉쇄를 두고 "중국은 내가 호르무즈 해협을 영구적으로 개방하고 있는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고, 몇주 뒤 내가 그곳(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면 시 주석은 나를 꼭 껴안아 줄 것"이라고 적었는데요. 약간 반어적으로 쓰인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이란산 원유 반출을 막으면서 중국이 싼값에 원유를 구할 길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측은 지금까지 조용히 외교적 해법을 강조해 왔는데, 지난 13일에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왕세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층 더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 외교부에서 공식적으로 “중동과 걸프 지역의 평화와 안정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이란 전쟁을 마무리하는 게 좋다는 중국 측의 신호가 본격화된 것입니다.

미중 정상회담이 잡혀 있고 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두 정상 간의 관계가 좋다고 어제 언급하기는 했지만, 이란 전쟁이 만약 순조롭게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 이는 미중 간의 갈등으로 치달을 여지도 있습니다. 향후에도 이란의 석유자원 통제권, 호르무즈 해협의 운영, 차기 정권의 성격을 두고 양국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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