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여직원을 강제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이 재판에서 “친근한 표현이라고 착각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구나영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혐의를 부인한다. 공소사실의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제추행과 폭행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 후회한다”면서도 “강제추행 혐의의 행위는 거친 근무 환경 속 긴장을 풀어주려는 장난이었고 뒷무릎을 친 건 흔한 장난”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동료들이 입을 모아 선처를 구하는 신망 두터운 기술자”라며 “가족과 동료들이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선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A씨 역시 “고인과 허물없이 지내면서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했고 경솔한 언행을 했다. 그것이 친근한 표현이라고 착각한 제 무지를 자책한다”며 “고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거나 비하할 의도를 품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 및 취업제한 명령 5년 등을 구형했다.
A씨는 2024년 5월 경기 화성시 한 반도체 부품회사에 갓 입사한 고 방유림(사망 당시 26세)씨에게 “왜 목젖이 있냐”라고 말한 뒤 목 부위를 잡아 올리며 목덜미를 잡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오늘은 내 목을 손으로 움켜잡았다.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그냥 장난으로 하는 거 같은데 아팠고 기분이 나빴다” 등 유족 측이 공개한 방씨 휴대전화 카카오톡 대화창에는 날짜별로 회사에서 겪은 일이 기록돼 있었다.
방씨의 카카오톡에는 A씨로부터 욕설과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다며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대화도 다수 확인됐다. “왜 목젖이 있냐. 남자냐”라는 말을 들은 뒤, 목을 잡히기도 했다고 내용이었다.
방씨는 A씨를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으나, 회사는 조사 후 신고한 10개 사안 중 4개만을 괴롭힘 또는 성희롱으로 인정하고 A씨에 대해 징계 조처했다.
괴롭힘으로 인정된 사례는 “엉덩이를 발로 가격했다. ‘한손으로 위로 들어 올리면 들어 올려질까’하며 목을 잡고 위로 올렸다”는 내용 등이었다.
노동청은 이런 회사의 조치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행정종결’ 처분했다.
방씨는 A씨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도 제기했으나, 고소 약 두 달 뒤인 2024년 12월 숨진 채 발견됐다. 직장 내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A씨를 한 번 더 조사한 후, ‘피의자가 부인하고 목격자 및 CCTV 영상이 없는 점, 피해자의 진술 외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처분했다.
유족은 “(딸이 죽고 나서) 경찰관으로부터 불송치한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한 번만 더 살펴봐달라고 부탁했지만, 경찰은 결국 사건을 끝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방씨의 사망과 함께 묻힐 뻔 했으나 유족의 이의제기로 수사에 나선 검찰이 추가 증거를 확보하면서 지난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기록을 보니 고소인 사망 전후로 경찰의 수사 흐름이 바뀐 게 보였다”며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고소인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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