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더 이상 ‘얼마나 공급되었는가’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이제는 ‘어떻게 관리되고 운영되는가’가 주거의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공동주택이 있다. 이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주거의 본질이 단순한 공간을 넘어 삶의 질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우리나라 국민의 약 70%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현실에서, 공동주택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국민 생활의 기반이 되는 핵심 주거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수백, 수천 세대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시설의 유지관리뿐만 아니라 안전 확보, 생활 편의 증진, 공동체 질서 유지 등 종합적인 관리 기능이 요구된다.
이와 같은 환경 변화는 공동주택 관리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과거의 관리가 시설 유지와 점검에 머물렀다면, 오늘날의 관리는 주거 서비스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적 관리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관리의 범위 역시 안전과 환경을 넘어 커뮤니티, 에너지, 생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제36주년 주택관리사의 날을 맞아 오는 28일에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2026 한마음 대축제’에서도 확인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기념을 넘어 공동주택 관리의 역할과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로서, 산업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전국의 주택관리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장의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하는 과정은 곧 우리 주거 환경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과 다름없다.
주목해야 할 점은 시대적·사회적 흐름 관점에서 ‘관리의 질’이 곧 ‘주거의 질’로 직결되는 구조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일한 물리적 조건을 갖춘 주택이라 하더라도 관리 수준에 따라 거주 만족도와 생활 환경, 나아가 자산 가치까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공동주택 관리가 더 이상 보조적 기능이 아니라 주거 가치 형성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책적 접근 또한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여 점진적으로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 그간 공급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주택 정책은 이제 관리와 운영의 질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공동주택 관리의 전문성과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관리 주체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는 제도적 기반이 요구된다. 따라서 공동주택 관련 정책과 제도 또한 이제 ‘건설·공급의 시대’에서 ‘관리·운영의 시대’로 어젠다와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한 때다.
특히 공동주택은 사적 재산의 성격과 공공적 공간의 성격이 공존하는 특수한 영역이다. 다수의 주민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구조인 만큼, 관리 역시 일정 수준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이에 따라 관리 주체의 역량 강화와 함께 사회적 인식의 제고 또한 병행되어야 할 과제다.
한편, 에너지 절감과 자원 순환, 공동체 형성 등 다양한 요소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리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공동주택 관리는 에너지 효율 향상과 탄소 저감, 자원 순환, 공동체 형성 등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가치가 일상 속에서 구현되는 대표적 영역으로, 관리의 수준에 따라 환경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 거버넌스의 투명성까지 함께 제고될 수 있다. 이는 공동주택 관리가 단순한 시설 유지의 범주를 넘어, 생활 전반의 질을 좌우하는 기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하원선 협회장은 공동주택 관리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함께 강화하며, 국민 주거환경의 질적 향상에 기여해 왔다. 축적된 경험과 현장 중심의 실천은 마치 금속이 단련되듯 단단하게 쌓여왔고, 다양한 현장을 아우르는 종합적 역량으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축적의 과정은 보이지 않는 기반을 다지는 몽석과 같은 역할을 해왔으며, 우리 사회 주거 환경의 안정성을 지탱하는 중요한 토대가 되고 있다.
이제 공동주택 관리는 ‘공간을 유지하는 일’을 넘어 ‘삶의 질을 완성하는 역할’로 나아가고 있다.주택관리사의 날 36주년을 맞는 지금, 그 축적된 전문성과 책임이 우리 주거환경의 미래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
글 이종현 한국부동산경영학회 부회장, 주거복지연대 감사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