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코스맥스가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을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모발 오가노이드를 개발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전분화능 줄기세포기반 모발 오가노이드로 남성형 탈모를 실험실 환경에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피부과학 분야 권위 학술지 ‘피부과학 저널 ’(Journal of Dermatological Science)에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오가노이드 기술이 탈모 영역에 적용된 세계 최초 수준의 사례”라며 “탈모 치료제와 기능성 화장품 소재의 효능을 동물실험 없이 인간 세포 수준에서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신약 개발사는 물론 화장품 기업에도 즉시 제공 가능한 서비스형 플랫폼(platform-as-a-service)으로 수익화가 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오가노이드는 환자나 공여자의 줄기세포를 채취해 3차원으로 배양한 미니 장기다. 이번에 개발된 모발 오가노이드는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100일 이상 장기 배양해 실제 모낭 구조를 포함한 3차원 조직체를 표준화한 것이다.
기존 탈모 연구는 배양된 단일 세포나 동물 모델에 의존해왔다. 두 방식 모두 실제 사람 두피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정확히 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플랫폼은 모발의 생성·성장·퇴행이라는 주기 전체를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른 접근이다. 신생아 피부부터 노화에 이르기까지 실제 두피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손바닥만 한 실험 접시 위에서 재현된다.
연구팀은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 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남성호르몬의 활성형)을 오가노이드에 처리해 탈모 환경을 인위적으로 구현했다. 그 결과 모낭 수 감소, 모발 성장 저하, 피부·모발 건강 관련 바이오마커 감소 등 실제 탈모 환자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오가노이드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탈모가 유도된 오가노이드에 두 종류의 소재를 적용해 플랫폼의 평가 기능을 검증했다. 대표적 탈모 치료제 미녹시딜과 대두 유래 천연물 소재를 각각 처리한 결과, 두 경우 모두 줄어들었던 모낭 수와 성장 지표가 회복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플랫폼이 기존에 효과가 알려진 화합물은 물론, 신규 천연 소재의 효능까지 검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김현문 팀장은 “치료제뿐 아니라 기능성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소재의 효능을 검증할 수 있는 확장성 높은 평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30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피 케어·기능성 샴푸 등 관련 화장품 시장까지 더하면 잠재 시장은 배 이상으로 커진다. 이 플랫폼의 상업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또 하나의 요인은 규제 환경의 변화다. 미국 FDA와 유럽 EMA 등 주요 규제기관은 최근 동물실험 축소·대체 정책을 잇따라 강화하고 있다. 인간 세포 기반 대체 평가 모델이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이 되어가는 흐름이다.
코스맥스의 소재 개발 역량과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플랫폼 기술이 결합된 이번 협력은 연구개발과 상업화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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