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육군 군무원에게 군인과 동일한 두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민간인 신분임에도 두발 길이를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해 11월 머리를 기른 수도군단 소속 군무원이 '두발 불량'으로 감봉 2개월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에 당시 전국군무원연대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군무원은 공무원 임용령에 근거한 채용 절차를 거쳐 임용된, 단지 군에서 근무한다는 차이만 있는 비전투 분야의 기술·행정 직렬 민간 인력"이라며 "직무와 관련 없는 두발 길이로 일반 공무원이라면 어지간한 비위가 있어야만 받는 감봉 2개월 중징계를 받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다만, M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징계는 최근 육군의 재심사를 거쳐 감봉 1개월로 확정됐다. 이 같은 징계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의무와 처우의 불균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게시물 작성자는 "군무원은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이라며 "두발 규제와 전투 훈련 등을 강요받으면서도 열악한 당직비와 주거 지원 등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는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준군인이라며 훈련과 당직은 군인처럼 시키면서 혜택은 동등하게 주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연금과 관사 제공은 공무원 기준을 적용해 배제하면서, 사고를 치면 군사재판을 받게 한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징계와 통제의 배경에는 모호한 법체계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상위법인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기본법)'에는 군무원 두발과 관련한 구체적 조항이 없다. 다만 군인기본법 제3조는 군무원을 군인에 준해 복무 규율의 적용 대상으로 두고 있어, 이를 근거로 하위 규정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남성 군무원 등 특수임무 수행자는 '육군규정 120 병영생활규정'에 맞춰 '간부 표준형'으로 머리를 다듬어야 한다. 간부 표준형 머리는 가르마를 타고 머리를 단정히 손질해야 하며, 옆머리가 귀에 닿지 않고 뒷머리가 상의 깃에 닿지 않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모자 착용 시 양쪽 귀 상단에 노출되는 머리는 1㎝ 이내여야 한다. 반면 여성 군무원에 대한 별도 규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군 조직의 특수성을 고려하되, 획일적인 규제보다는 탄력적인 적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호 우석대 군사학과 교수는 "군무원 두발 규정은 조직의 정체성과 일체감을 위한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민간인인 군무원을 지나치게 군인화하고 규제하는 것은 결국 우수 자원 획득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역시 "시대적 변화에 따라 군의 사고와 정서도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며 현역과 동일한 두발 규정을 강제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작 중요한 것은 두발 길이가 아니라 군무원이 본연의 전투 근무 지원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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