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당한 영업비용이 투자된 상가점포 임대차의 특성상 안정적인 영업기간 보장 차원에서 10년 기간을 한도로 수차례에 걸쳐 갱신 요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갱신 요구되면 임차인이라고 하더라도 연장된 기간 동안 중도해지할 권리는 없다. 이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최초 임대차 계약 기간이 3년이었다면 갱신 요구를 통해 연장되는 기간은 무조건 3년이다. 3년 이내에는 임대인과 합의없이 임차인 임의로 계약을 종료할 수 없다.
실제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계약갱신 요구 등)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본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11조에 따른 범위에서 증감할 수 있다.
중도해지권이 인정되는 주거용 임대차계약과 차이가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계약갱신 요구 등)에서는 임차인이 제1항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계약이 갱신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결국 주거용 임차인은 중도해지권을 통해 상황 변동에 따른 대응이 용이할 수 있게 되지만 상가 임차인은 중도해지권이 없어 상황 변동 대응이 쉽지 않게 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의 2021년 판결을 보자. 갱신 요구를 통해 2년 기간이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약기간 도중에 임의로 “계약이 종료되었으니 보증금을 반환하고 소개한 신규 임차인을 거절했으니 손해배상해달라”는 취지로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제기한 임대차보증금반환 및 권리금회수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사건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은 논리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통해 2년이 연장된 이상 임차인이라도 임의로 계약종료할 권리는 없고 신규 임차인 소개를 통한 권리금회수청구도 불가하다’는 취지로 선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에 대한 오해가 적지 않은 편인데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임대차계약이 묵시적 갱신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묵시적 갱신되면 기간은 1년만 연장되고 임차인 중도해지로 3개월 만에 임대차계약을 정리할 수 있어 임대인과의 합의 역시 어렵지 않게 진행될 수 있다. 이를 갱신요구권에 따른 연장의 경우와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어렵지 않은 신규 임차인 교체를 통해 임대차종료 합의가 용이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비록 법적으로 중도해지가 불가하지만 기존 임차인의 주선으로 신규 임차인을 구하는 방법으로 조기 임대차종료 합의가 가능할 수 있었다. 이런 결과 때문에 갱신요구권 행사를 통해 연장되더라도 중도해지가 가능하다고 오판하는 것이다. 공간소비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합의를 통한 중도해지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상가임차인 단체를 중심으로 갱신 요구한 임차인에게 중도해지권을 인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현행 제도하에서는 갱신요구권의 한계를 감안한 신중한 갱신요구권 행사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임대차기간이 긴 계약일수록 갱신 요구를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한번 갱신 요구하면 법적으로 동일한 기간이 연장되면서 중도해지권이 없기 때문이다. 중도해지를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 원하는 기간으로 서로 합의하여 단기간이나마 연장하거나 차라리 기간 종료 이후 몇 개월 정도 무단점유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중도해지 없는 장기간의 기간 연장이 자칫 예상할 수 없는 무거운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결정이 필요할 수 있는 것이다.
최광석 로티스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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