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며 동맹 차원의 역할 확대를 요구했다. 대(對)이란 군사 작전 등에 한국이 어떤 식으로든 협력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안 장관과 헤그세스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전쟁부 청사에서 1시간 동안 양자회담을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첫머리발언에서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동맹의 강인함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파트너 국가들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4일 미군 전력을 투입해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 탈출을 돕는 작전인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작했다가 이란과의 종전 협상 논의 재개에 따라 이를 잠정 중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프리덤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안 장관에게 대이란 군사 작전에 한국이 협력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한국의 국방비 증액 약속은 매우 중요하다”며 “모든 동맹이 본받을 만한 부담 분담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진정한 부담 분담은 회복력 있는 동맹의 기반이며 지역 적대세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나머지 전략으로는 미 본토 방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억제, 미국 방위산업 기반 강화 등을 꼽았다.
안 장관은 이에 대해 “한·미동맹은 어려운 시기에도 변함없이 신뢰할 수 있는 바탕으로 함께해온 만큼 앞으로도 한목소리로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헤그세스 장관이 언급한 ‘동맹의 역할 확대’ 방향을 미 외교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는 “미국 MFC(해양자유연합)와 영국, 프랑스가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역할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본다”며 “(MFC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와 국무부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MFC는 트럼프 대통령의 프로젝트 프리덤과 연결되는 각국 외교안보당국 연합체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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