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美 증시 과열"…기대수익률 '닷컴버블' 이후 최저

입력 2026-05-26 18:27   수정 2026-05-26 18:28

미국 증시에 투자했을 때의 기대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자산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와 별 차이가 없는 수준에 이르러 위험을 감수할 이점이 없다는 분석이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기대 초과 수익률을 보여주는 ‘S&P500 주식 위험 프리미엄’(프리미엄)이 올해 들어 0~1%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초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1년 이상 1%포인트 이하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는 닷컴 버블이 꺼지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프리미엄은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이익) 수익률(1÷PER)’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를 뺀 수치다. 프리미엄이 크지 않다는 것은 위험 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자산인 국채에 돈을 묻는 것보다 수익 측면에서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돈 칼카니 머서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는 “주식 가치가 과대 평가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S&P500의 PER이 빠르게 높아졌다. 현재 S&P500 기업의 향후 1년 순이익 기준 PER은 21배로 지난 10년 평균(18.9배) 대비 높다. 그만큼 기대 수익률은 하락했다는 뜻이다.

반면 국채 금리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 등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2일 기준 4.57%로 2월 중동 전쟁 발발 직전 3.96%보다 0.61%포인트 올랐다.

다른 지표들도 증시가 과열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을 보여준다. WSJ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명예 교수가 고안한 ‘주식 장기 기대 수익률’과 S&P500의 ‘채권 대비 10년 평균 초과 수익률’을 비교해 중장기 관점에서 현재 주식 시장의 과열 수준을 분석했다. 과거에는 두 지수가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였지만 올 들어선 ‘장기 기대 수익률’이 0~2% 수준까지 낮아진 가운데 ‘10년 평균 초과 수익률’이 10%대까지 올랐다. 이는 최근까지의 수익률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된다.

시장에선 앞으로 주식 수익률이 지금까지와 달리 저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제프 부흐빈더 LPL파이낸셜 수석주식전략가는 “금리 인하와 기업 실적 증가가 동시에 확인되지 않으면 현재 주식 시장의 고평가는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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