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사고 전 의사결정 구조 규명에 집중하는 경찰

입력 2026-05-31 14:44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의 배경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고 전후의 의사결정 구조를 규명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설계와 다른 방식으로 해체 공사가 진행됐는지, 사전 우려가 안전계획에 반영됐는지 여부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일요일인 이날 전원 출근해 지난 29일 압수수색한 흥화건설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다.

수사팀은 안전관리계획서와 구조설계도를 먼저 살펴보고 있다. 작업 지시 내역도 분석 대상이다. 경찰은 이 자료를 토대로 해체 공사의 원래 계획과 실제 진행 방식을 대조하고 있다.

경찰은 연장 인력과 시공사를 대상으로 사고 전후 소통 과정도 확인하고 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 사이의 연락 경위도 들여다보고 있다.

핵심은 붕괴 조짐이 나타난 뒤의 대응이다. 사고 발생 약 12시간 전 현장에서 단차가 발생했던 만큼, 이상 징후를 누가 확인했는지, 현장을 그대로 둔 게 누구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 등을 경찰은 규명할 방침이다.

특히 사고 전부터 안전 우려가 제기된 정황도 확인됐다. 국토안전관리원은 2024년 6월 서울시에 보강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가설 지지대 등 보강 대책을 마련하고, 해체 순서에 따른 안전성도 검토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안전계획서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문제가 다시 지적됐지만, 시공사는 충분한 보완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철거 작업은 서울시 승인 아래 그대로 진행됐다.

철거 방식도 쟁점이다. 설계 도면과 달리 사고 구간 상판 28m 가운데 21m가 먼저 잘려 나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레인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도 위험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단차 발견 뒤 기관 통보가 이뤄졌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흥화건설과 서울시가 단차를 확인하고도 국가철도공단이나 한국철도공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열차 운행은 사고 1분 전까지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서울시 관계자들은 참고인 신분이다. 다만 수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있다.

경찰은 서울시가 철거공사를 실질적으로 총괄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 징후를 알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도 쟁점이다.

수사팀은 압수물 검토를 마친 뒤 관계자 소환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조사 대상에는 시공사와 서울시 관계자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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