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중 귀가하다 흉기에 찔려 숨진 여고생의 유가족이 피해자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1일 고 이채원 양의 부모는 딸의 초상화를 공개하며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꿈꾸고 누군가를 돕는 일을 좋아했던 아이를 잃은 뒤 가족의 삶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고 밝혔다. 유족은 "채원이의 억울함을 풀고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입장을 낸다"고 했다.
유족은 피의자 장윤기에 대해 "추호의 동정도 받을 자격이 없는 범죄자"라며 "사법부가 엄중한 처벌을 통해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감형이 이뤄진다면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두 번째 살인과 다름없다"며 법정 최고형 선고를 촉구했다. 시민들에게는 엄벌 탄원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은 이양의 친구와 교사들에 대한 심리 치유 지원도 요청했다. 사건 현장 주변의 안전시설 확충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LED 가로등과 고화질 CCTV, 안심 비상벨 설치를 확대하고 학생들의 하교 시간대 순찰을 강화해야 한다"며 "채원이의 희생이 청소년 안전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전남추모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유족과 함께 오는 22일 이양의 49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앞서 이양은 지난달 5일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거리에서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장윤기는 애초 자신의 교제 요구를 거절한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달 3일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해당 여성을 성폭행하고 여러 차례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
이 여성은 스토킹 신고 이후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으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를 알지 못한 장윤기는 여성을 찾기 위해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일대를 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장윤기가 여성을 찾지 못하자 홀로 귀가하던 이양을 상대로 분풀이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양의 비명을 듣고 달려와 제지하려던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송치한 장윤기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해 송치했다. 검찰은 살인 등 혐의에 대해서도 구속기간을 연장해 보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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