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에서 폭발 사고로 다섯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는 로켓(미사일) 고체연료 잔여물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화학 반응 등이 일어나며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 규명과 안전 점검 과정에서 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돼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장에서 400m 떨어진 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쾅’하는 소리가 너무 커 포탄이 떨어진 것 같았다”며 “버섯구름 같은 것도 보여 전쟁이나 국가적 재난이 일어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 직원 B씨는 “폭발에 따른 진동과 떨림이 전해졌다”고 했다.

이번 사고에서 인명 피해가 컸던 것은 폭발력이 강한 화약을 다루는 방위산업 특성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켓포 등 무기를 제조 및 개발하는 과정에서 화약을 배합하고 운반하는 업무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최근 K방산 위상이 강화되며 기업이 해외 수주를 위해 무기의 파괴력을 키워 사고 발생 시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화약을 조합하는 도구의 디자인도 기술로 인정받을 만큼 화약을 다루는 일은 정교하고 위험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재웅 대전사업장장은 브리핑에서 “공구에 남아 있던 화약은 물에 닿으면 위험성이 사라지는 물질”이라며 “공정 위험도가 높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폭발 사고가 증가한 배경으로 화약·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정이 늘어난 것을 꼽았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2년 449건이던 폭발 사고는 2025년 619건으로 늘었다. 최병기 고려사이버대 재난안전관리과 교수는 “산업이 고도화하며 방위산업, 배터리, 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고위험 물질을 다루는 공정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장 안전 투자와 노후 설비 개선이 뒤따르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이번 사고로 로켓 생산 라인이 타격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척공실 56동은 로켓 생산 라인과 떨어져 있다. 다만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되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생산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사과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업무에 최선을 다하던 직원들이 숨지고 다쳤다는 소식에 애통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유명을 달리한 직원들에게 최선의 예우를 하고, 유가족 지원 및 부상자 치료 등 피해 수습을 신속하게 실행하라”고 당부했다.
대전=임호범 기자/이소이/최영총/노유정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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