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집값 경고 안통하네…주택연금 해지 최대

입력 2026-06-02 17:46   수정 2026-06-03 00:09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의 해지 건수가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그동안 받은 연금과 이자, 보증료를 한꺼번에 갚고 주택연금을 깨는 가입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의지를 강조하지만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주택연금 해지는 92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 증가했다. 1~4월 누적 기준으로는 부동산 ‘패닉바잉’(공황 매수)이 절정이던 2021년(1415건) 후 가장 많다. 이 기간 주택연금 중도 해지에 따른 상환액은 1409억원이었다. 신청자 한 명당 평균 1억5200만원을 상환한 셈이다.

주택연금은 보유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평생 연금을 받는 제도다. 가입 당시 주택 가격과 연령 등을 기준으로 월 수령액이 정해진다. 이후 집값이 올라도 기존 가입자의 연금액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같은 주택이라도 가입 시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달라지는 이유다. 중도 해지하려면 그동안 받은 연금뿐 아니라 이자와 보증료까지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2022년 7월 10만 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 말 15만 명을 돌파했지만 최근 해지가 늘고 있다.

해지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주택시장 불안이 꼽힌다. 매매 가격뿐 아니라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르며 주택 보유에 따른 기대수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부동산시장은 매매와 전세, 월세가 모두 오르는 트리플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공급 확대책이 부족한 가운데 증시에 몰린 유동성이 향후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택연금 해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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