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돈 벌 생각은 하지 맙시다.”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A사 대표는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을 논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목표는 판매 수익이 아니었다. 특정 시간대에 할인 쿠폰과 체험단 물량을 집중해 실시간 랭킹 상위권에 오른 뒤 ‘카카오톡 선물하기 1위’ 문구를 자사몰과 SNS 광고, 해외 바이어 제안서에 활용하는 것이었다.
e커머스에서 1위 타이틀을 얻기 위한 랭킹 조작 관행이 확산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네이버쇼핑, 쿠팡 등 주요 플랫폼에서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에 광고 대행사와 체험단, 지인 등을 동원해 구매와 리뷰를 집중해 실시간 순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1등 작업’이라고 부른다. 수익을 내기보다 플랫폼의 신뢰도를 빌려 광고용 타이틀을 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e커머스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 할인 쿠폰, 포인트, 물류비, 체험단 비용을 합하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기 랭킹에 진입하기 위해 대규모 할인을 적용하면 사실상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 그럼에도 업체들이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특정 대형 e커머스에서 1위를 한 이력으로 검증된 상품처럼 포장하기 위해서다. 이를 기반으로 오프라인에 입점하고 해외 총판 계약을 따내면 판매 손실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문제는 소비자가 조작된 ‘순간 1위’와 ‘누적 베스트셀러’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심야와 오전 등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에 쿠폰과 체험단 물량 공세로 따낸 랭킹도 광고에서는 단순히 ‘플랫폼 1위’로 표현한다. 소비자는 해당 상품을 장기간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분야에서 ‘1위’ 문구는 제품의 효능이나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
e커머스업계는 외부 사이트와 오픈 채팅방, 거래·리뷰 패턴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책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상품 노출 제한과 판매자 제재, 리뷰 게시 중지 등의 조치를 한다. 하지만 정상 프로모션과 이른바 ‘랭킹 어뷰징’을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한다. 할인 쿠폰 지급과 인플루언서 마케팅, 기업 고객의 대량 구매 등은 정상 영업 활동이기 때문이다.
랭킹은 소비자가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데 고려하는 주요 판단 기준이다. 일부 업체가 조작한 ‘순간 1위’가 빈번해지면 e커머스의 신뢰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랭킹 1위 조작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랭킹 표시 기준과 광고 활용 원칙부터 분명히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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