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에 손댔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추가 대출이 아니라 공식 지원 창구를 찾는 것이다. 처음엔 ‘당일 입금’, ‘무심사 대출’ 같은 문구에 끌려 10만~20만원을 빌리지만, 상환과 재차입이 반복되면 원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갚고도 채무가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연체가 생기면 가족·지인 연락처를 이용한 협박성 추심으로 번지기도 한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회복위원회는 이런 피해자를 위해 ‘불법사금융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피해자가 신복위를 찾으면 1 대 1 전담자가 배정된다. 전담자는 피해 내용을 확인한 뒤 불법사금융업자에게 불법추심 중단과 채무 무효 가능성을 알리는 초동조치를 한다. 이후 금융감독원 신고, 경찰 수사의뢰, 계좌 지급정지, 채무자대리인 선임, 대부계약 무효확인서 발급 등을 연계한다. 기존 금융권 채무가 있으면 채무조정이나 정책서민금융, 고용·복지 상담까지 함께 연결한다.
실제 피해 사례를 보면 위험성은 뚜렷하다. 건설일용직으로 일하던 30대 H씨는 다리 부상으로 일을 하기 어려워지자 SNS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불법사금융업자에게 2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상환과 재차입이 반복되면서 약 3개월 동안 2개 업자로부터 총 1450만원을 빌리게 됐다. 이미 2800만원가량을 갚았지만 채무는 끝나지 않았다. 업자별 연 환산 이자율은 각각 약 4149%, 3678%에 달했다.
상환이 어려워지자 대출 과정에서 제출한 본인 사진과 가족·지인 연락처가 협박 수단으로 악용됐다. H씨는 신복위를 찾아 원스톱 지원을 신청했다. 신복위는 불법업자 2명에게 불법추심 중단 요구와 반사회적 대부계약 무효 가능성을 고지했다. 이후 채무자대리인 선임 2건, 대부계약 무효확인서 발급 2건, 불법사금융 이용 계좌 11건에 대한 지급정지와 경찰 수사의뢰가 이뤄졌다. 기존 금융권 채무 약 3700만원에 대해서는 채무조정도 지원받았다.
자영업자도 예외가 아니다. 제주에서 상품중개업을 하던 P씨는 자금 사정이 나빠진 상황에서 대출광고 문자를 보고 불법사금융을 이용했다.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또 다른 업자에게 빌리는 돌려막기가 반복되면서 12개 업자로부터 약 3000만원을 빌렸다. 이미 약 3500만원을 갚았지만 연체료와 추가 비용이 붙어 채무 부담은 더 커졌다. 평균 이자율은 약 1100% 수준이었다.
P씨가 연체에 빠지자 협박과 폭언 등 불법추심이 이어졌다. 신복위 전담자는 12개 불법사금융업자에게 반사회적 대부계약 무효화와 불법추심의 위법성을 고지했다. 그 결과 일부 업자 3건에 대해서는 채무종결 의사를 확인했다. 나머지 업자에 대해서는 채무자대리인 선임 9건과 대부계약 무효확인서 발급 9건을 연계했다. 불법사금융에 활용된 전화번호 9건도 이용중지 조치를 신고했다.
신복위 관계자는 “이미 불법사금융을 이용했다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전문기관을 찾아야 한다”며 “혼자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빚은 커지고 피해 구제는 늦어진다”고 조언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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