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ECD는 3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6년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종전 1.7%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1%포인트 가까이 올린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두 번째로 상향 폭이 큰 영국(0.9%)과 인도(6.3%)는 0.2%포인트 올리는 데 그쳤고 일본(0.6%)은 0.3%포인트 내렸다. 미국은 기존 전망치인 2.0%를 유지했다. OECD 전망이 현실화하면 한국의 성장률은 2022년 이후 4년 만에 미국을 웃돈다.
OECD는 GDP 디플레이터 전망치도 1.9%에서 7.6%로 대폭 높였다. GDP 디플레이터는 소비자 물가에 수출입 물가까지 모두 합친 종합 물가 지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해 이 수치가 크게 올라갔다. 이에 명목 성장률은 10.4%로 예상됐다. 명목 성장률이 10%를 넘어서는 것은 2002년(11.0%) 후 24년 만이다.
OECD가 한국 전망치를 대폭 올려 잡은 건 3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성장률을 영국 다음으로 큰 폭인 0.4%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을 뒤늦게 조정한 측면이 크다. OECD는 “반도체 수출액이 뚜렷하게 증가하면서 전체 성장과 설비투자를 견인하고 있다”며 “소비는 에너지 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재정 지원(추가경정예산)에 힘입어 내년까지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춘 1.9%로 제시했다. OECD는 중동 전쟁 장기화를 주요 하방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OECD는 “에너지 가격이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공급 차질이 지속되면 핵심 산업재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6%, 내년 2.2%로 내다봤다. 올해 전망치는 0.1%포인트 낮추고 내년 전망치는 0.2%포인트 높였다. OECD는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올 3분기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오는 7월을 시작으로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릴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차이가 있다. 다만 OECD는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는 단기적으로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며 단계적 폐지를 권고했다. 그 대신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피해를 보는 취약계층과 기업에 대한 선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익환/정영효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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