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국회 입성을 눈앞에 뒀다. 당을 떠나며 남긴 “기다려달라. 저는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말이 현실화되는 흐름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4일 오전 2시7분 개표율 99.51% 기준 한 후보는 43.0%를 얻었다. 하 후보는 41.24%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격차는 1.75%포인트였다.
한 후보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하 후보와 개표 내내 초박빙 승부를 벌였다.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완주한 3자 구도 속에서도 한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승기를 잡았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2시께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역사적 승리로 북구의 미래, 보수 재건의 길을 열어주신 북구의 위대한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북구를 발전시키고, 보수를 재건하고,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제어해 대한민국의 균형추를 맞추겠다”면서 “민심만 보고 가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하 후보는 비슷한 시각 선거사무소에서 패배를 받아들였다. 그는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승리하신 한동훈 후보께도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후보로서 자리 내려놓게 되지만, 제가 말씀드렸던 북구의 발전 방향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어느 자리에서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승리는 한 후보에게 정치적 재기의 의미가 크다. 당대표 사퇴와 대선 경선 패배, 제명까지 이어진 위기를 당 밖에서 자력으로 돌파했기 때문이다.
부산 북갑은 지난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에 유일하게 내줬던 곳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해당 의석을 되찾으면서 보수 진영 내 존재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서울 출신인 한 후보는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뒤 2023년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2024년 총선 패배 뒤 물러났지만 같은 해 전당대회에서 62.8% 득표율로 당대표에 올랐다.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충돌했고 비상계엄·탄핵 정국을 거치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조기 대선 경선에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패했고 올해 1월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로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제명됐다.
당선 이후 최대 쟁점은 복당이다. 한 후보가 여러 차례 복당 의지를 밝혀온 만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권파와 친한계·소장파 사이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당권파 쪽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는 보수를 지키고자 하는 염원을 가진 분들한테는 이미 평가가 끝난 분이고 외면의 대상”이라며 “복당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해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당분간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를 겨냥한 대여 공세에 나서는 동시에 보수 재건 적임자 이미지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중도·개혁 보수 성향 의원들을 우군으로 넓혀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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