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사상 첫 ‘5선 시장’ 자리를 지켜냈지만 앞으로 4년간 시정을 이끄는 것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및 구청장은 물론 서울시와 경계를 맞댄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단체장까지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예산안 통과와 각종 조례 제정,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사사건건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제12대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민주당이 80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38석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 중구에서 자리를 지켰지만 나머지 자치구 상당수에서 시의원 대부분을 내줬다. 4년 전과 비교하면 판도가 통째로 뒤집혔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12석 중 76석을 쓸어 담아 의회를 장악했고, 같은 당이던 오 시장의 사업과 예산을 뒷받침했다.오 시장이 선거 때 공약으로 내건 핵심 사업은 대부분 시의회 동의가 있어야 추진할 수 있다. 주택 31만 가구 공급, 용산국제업무지구·세운지구 등 핵심 지구 개발, 한강버스를 비롯한 ‘그레이트 한강’ 사업, 교통카드 혜택 확대, 강북·서남권 교통망 투자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예산안을 심의·확정하고 조례를 제정하거나 고칠 권한은 시의회에 있다. 특히 한강버스 운영과 세운지구 재정비처럼 민주당이 선거 기간 내내 집중 공격한 사업은 예산 단계에서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민주당이 차지한 80석은 전체의 3분의 2를 웃돈다. 시장이 시의회 의결에 반대해 다시 심의해 달라고 요구(재의 요구)해도 시의회가 시장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게 가능하다. 벌써 민주당 시의원 사이에선 “서울시 예산이 방만하게 운용되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는 말이 나온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로 취임한 직후엔 민주당이 다수이던 시의회와 충돌하며 ‘안심소득’ 등 역점 공약 예산을 삭감당했다.

경기, 인천 등 서울과 인접한 시도와의 공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거에선 경기지사에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헌정사상 첫 번째 여성 광역단체장이 된다. 인천시장은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차지했다. 추 당선자는 민주당 대표와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추다르크’로 불린 강성 인사로 분류된다.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오 시장과 정치적 결이 정반대다. 박 당선자 역시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경기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광역버스 노선 하나 두는 것도 두 지역이 합의해야 가능하다”며 “한강 관리, 교통카드 할인, 지하철 연장 비용 분담, 수도권 매립지 분산 등 다양한 정책에서 견해차가 드러날 수 있다”고 했다.
안재광/김영리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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