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분석…합의 임박설 돌던 '호르무즈 개방' 협상 답보
미군 "4월 8일 휴전 이후 약 1천척…민간집계 650척보다 많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정전협상에 별다른 진전 징후가 없는 가운데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 운항이 몇 척에 불과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하는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5일 오전에는 상업 운항이 아예 관찰되지 않았으며, 4일에는 각 방향 3건씩에 그쳤다.
4일 페르시아만 밖으로 나간 배는 이란과 연계된 연료 유조선 한 척과 소형 일반 화물선 두 척 뿐이었으며,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간 배는 이란과 연계된 벌크선 한 척, 그리고 아스팔트 운반선 한 척과 일반 화물선 한 척뿐이었다.
이 밖에, 미국의 제재를 피해 움직이는 '그림자 선단' 선박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탱크트래커즈닷컴'에 따르면 6월 1일에 페르시아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진 이란 원유 유조선 4척이 호르무즈해협 바로 바깥 오만만의 이란 항구도시 반다르에자스크 근처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4척은 4∼5일 페르시아만에서 빠져나간 선박 집계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중단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휴전 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먼저 개방하고 이란의 비핵화 교섭을 나중으로 미루는 양해각서(MOU)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임박설까지 나돌던 MOU 협상은 미국 내 강경파의 문제 제기,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한 이란의 불만 속에 교착에 빠져들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는 광범위한 GPS 교란과 추적 방해가 발생해 선박들의 위치 파악이 어렵다.
많은 선박이 나포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위치 발신기(트랜스폰더)를 끄고 운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 연계 선박들은 이전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때 발신기를 껐다가 말라카 해협에 도달해서야 신호를 다시 켜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민간 데이터와 달리, 미군은 실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수가 훨씬 많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 관계자는 4월 8일 양국 간 휴전이 발효된 이후 약 두 달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드나든 상업용 선박은 약 1천 척으로, 송신기 정보 등에 의존해 민간 기관들이 추정한 약 650척보다 훨씬 많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미군은 공중, 해상, 우주 감시망을 동원해 소형 선박을 제외한 대형 화물선과 컨테이너선의 움직임을 추적해왔다.
위치 발신기를 끄고 이뤄지는 은밀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국제 유가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나오고 있는 석유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얼마나 많은지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하여튼 많다"며 "나오고 있다고 사람들이 알지조차 못하는 엄청난 양의 석유가 세계에 공급되고 있다. 그게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가 아니라 97달러인 이유"라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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