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투표용지 부족' 알고도…행안부엔 5시간 뒤 공유

입력 2026-06-06 07:22   수정 2026-06-06 07:25


6·3 지방선거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상황이 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제때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관이 별도 상황실을 운영했지만 정작 현장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선거 상황 관리 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선관위에 따르면 본투표가 실시된 지난 3일 오전 11시40분께 송파구선관위는 서울시선관위에 투표용지가 부족할 경우 대응 방안을 문의했다. 송파구선관위가 오전부터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 내용은 행안부 선거상황실에는 전달되지 않았다. 송파구도 행안부에 별도로 상황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청은 선관위의 위탁을 받아 선거 사무를 수행하는 만큼 현장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선관위에만 보고한다는 게 송파구의 설명이다.

행안부가 관련 상황을 확인한 것은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행안부는 이날 오후 5시20분께 송파구에 연락해 투표용지 부족 관련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대별로 지자체를 통해 사건·사고 보고를 받았지만 서울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관련 보고가 없었다는 게 행안부의 해명이다.

이번 사례는 선거 관련 기관들이 각각 상황실을 운영하는 현행 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행안부는 지선 투·개표지원 상황실을 운영했고, 중앙선관위와 시도선관위, 지방자치단체도 각각 상황실을 가동했다. 그러나 여러 기관이 동시에 상황을 관리했음에도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은 적시에 공유되지 못했다.

다만 행안부와 지자체는 선거 관리의 주체가 선관위라는 점에서 적극 개입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선거 관리 전반을 담당하고, 행안부와 지자체는 행정 지원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흔히 지적되는 '칸막이 행정'이 선거 상황 관리 과정에서도 나타난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선거 당일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관계기관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협조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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