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족' 비명...대출금리 인상 속도에 '충격'

입력 2026-06-07 07:20   수정 2026-06-07 07:48



한국은행이 통화긴축 기조 전환을 예고하자 시장금리를 반영한 은행권 대출금리도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오는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코스피 변동성 확대에 공격적으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39∼7.33%로 집계됐다.

지난달 8일(연 4.40∼7.00%)과 비교해 불과 한 달 만에 금리 상단이 0.33%포인트(p) 높아진 상태다.

작년 12월 말(연 3.93∼6.23%)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상단이 1.10%p, 하단이 0.46%p 각각 뛰었다.

5대 은행 고정금리가 7.3%를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10월 말(7.33%) 이후 3년 8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한은이 물가를 잡기 위해 2021년 8월부터 시작한 통화긴축 기조가 사상 초유의 빅스텝(0.5%p 인상) 등으로 절정에 이르렀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은행 대출 금리가 높아진 것.

2022년 10월 말 당시 기준금리는 연 3.00%로, 현재 기준금리인 2.50%보다 0.50%p 높았다.

그만큼 최근의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하는 분위기다.

고정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8일 4.019%에서 이달 5일 4.413%로 한 달 만에 0.4%p 가까이 치솟았다.

이 금리가 4.4%를 넘은 것도 2023년 11월 14일(4.463%)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5일 기준 연 4.31∼5.93%(1등급·1년 만기 기준)로, 상단이 6%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역시 한 달 전보다 상단이 0.31%p, 하단이 0.24%p 각각 높아졌다.

지표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0.385%p 상승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3.83∼6.23%)의 상·하단 역시 같은 기간 0.18%씩 상승했다.

은행채를 비롯한 시장금리는 중동 전쟁 발발 후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지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취임 후 첫 주재한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뒤 시장금리 진정 기대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상황이다.

특히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2024년 3월(3.1%)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 국내 주식 매도세 등의 영향으로 1,55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가파른 금리 인상 경로에 한층 힘이 실렸다.

특히 신 총재는 최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금리차가 (환율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며 "금리차가 줄게 되면 원화 절하 압력도 해소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환율을 잡으려면 금리를 2.00%p, 3.00%p 올려야 한다"며 한은의 고환율 책임론에 선을 긋던 전임 이창용 전 총재의 지난 1월 발언과 상반된 입장이다.

연내 1∼2회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다음 달에 이어 8월에도 연속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시장 안팎에선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고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레버리지 투자에 나선 차주들이 가파른 증시 조정에 직면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금융 리스크로 '패닉'에 빠질 수 있다는 것.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5월 말 106조 5,154억원에서 이달 4일 107조 5,48억원으로 증가했다.

불과 3영업일 만에 1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하루 평균 약 3,300억원씩 불어난 셈이다.

지난달 신용대출 급증세에 관심이 쏠린 와중에도 한 달 동안 2조 1,741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심상치 않은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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