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엔비디아 '피지컬 AI 동맹' 굳힌다...젠슨 황·박정원, 잠실서 '투타 호흡'

입력 2026-06-07 10:22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이 야구장에서 만난다.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전 행사에서 젠슨 황 CEO가 시구자로, 두산 베어스의 구단주인 박정원 회장이 시타자로 나란히 마운드와 타석에 오를 예정이다.

이날 두 사람은 각각 특별한 의미를 담은 등번호를 달고 등장한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창립 연도인 1993년을 기념하는 '등번호 93번' 유니폼을, 박정원 회장은 두산그룹의 모태가 된 상점의 개업 연도인 1896년을 뜻하는 '등번호 96번' 유니폼을 착용해 양사의 유서 깊은 역사와 결속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만남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차세대 산업 패러다임인 '피지컬 AI(Physical AI·물질적 인공지능)' 분야에서 양사의 고도화된 기술 동맹을 선언하는 자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데이터센터 안의 지능을 넘어 현실 세계의 가상 공장, 물류, 건설 현장 등 제조 산업 전반에 로봇 기술을 융합하는 핵심 기술이다.현재 두산그룹과 엔비디아는 긴밀한 공급망과 기술 파트너십을 다지고 있다.

두산의 전자BG 사업부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제품군인 '블랙웰(Blackwell)' 시리즈에 하이엔드 동박적층판(CCL)을 독점 공급하며 핵심 공급망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로봇 공학 부문의 협력은 한층 더 공격적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엔비디아의 가상 시뮬레이션 및 로봇 훈련 인프라를 자사의 차세대 소프트웨어인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Agentic OS)'와 연동하는 마스터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중 지능형 로봇 솔루션을 대중에 공개하고, 오는 2028년 출시를 목표로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동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실무진 간의 스킨십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 4월에는 젠슨 황 CEO의 장녀이자 엔비디아의 핵심 경영진인 매디슨 황 수석 이사가 한국의 두산로보틱스 연구소를 직접 방문해 피지컬 AI 로봇의 기술 진척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실무 협의를 마무리 짓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전 세계적인 AI 열풍을 이끈 데이터센터 시장을 넘어, 실제 제조 공장과 산업 현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두산의 강력한 로봇 및 기계공학 인프라를 핵심 파트너로 낙점한 것"이라며, "잠실 마운드에서 보여준 투타 호흡처럼 두 회사의 피지컬 AI 시장 선점을 위한 발걸음이 한층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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