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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업들의 초대형 기업 공개가 잇따르고 있다. 막대한 자금 수요와 초기 투자자들의 엑시트 요구, 인재 영입에 필요한 상장 주식이라는 보상 수단 확보 목적과 함께 시중 유동성을 선점하기 위한 요구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2일 미국 증시에 상장되는 스페이스X와 이달 1일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앤스로픽에 이어 현지 시간으로 8일 오픈AI도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
오픈AI는 성명을 통해 비공개로 미국 IPO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규모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로이터의 이전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빠르면 9월에 1조 달러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AI기업인 퍼플렉시티도 2028년 IPO를 계획중이라고 9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이 회사의 CEO인 아라빈드 스리니바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상장에 대한 시장 반응과 관계없이 2028년 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먼저 IPO를 신청한 스페이스X는 우주기업이면서 xAI를 가진 AI기업이기도 하다. 1조 75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750억 달러 규모의 조달을 추진중인 이 회사의 IPO는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얻은 코딩 도우미 '클로드 코드'를 개발한 앤스로픽은 6월 1일, 6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 가치를 9,650억 달러로 평가받은 후 비공개로 미국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오픈AI 출신이 회사를 나와서 창업한 이 회사는 클로드 코드의 성공으로 유료 법인 고객들을 급속도로 늘리면서 오픈AI의 최대 경쟁업체중 하나로 부상했다. 최근 출시한 미토스 모델은 해킹에 이용될 가능성으로 회사가 스스로 공개 출시를 연기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오픈AI는 올해 초 소프트뱅크와 아마존, 엔비디아 등 유력 투자자들로부터 8400억달러의 기업 가치로 1,100억 달러를 투자 유치했다. 당시 챗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 수가 9억 명이 넘고 소비자 구독자 수도 5천만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오픈AI는 월 매출이 20억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투자자들에게 2030년까지는 수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AI기업들이 기업 공개를 서두르는 것은 무엇보다도 막대한 자금 수요 때문이다.
AI기업들은 대부분 수차례에 걸친 사모 펀딩(시리즈 펀딩)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사모 펀딩에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많아야 수십억 달러 수준이다. 현재의 AI 경쟁은 그 정도 돈으로는 부족한 ‘자본 집약적 인프라 전쟁’으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차세대 거대언어모델(LLM)을 학습시키고 유지하려면 수십만대의 최첨단 AI칩과 이를 가동할 전력망,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가장 많은 활성사용자수를 갖고 있는 오픈AI는 현재 엄청난 자금 소진율을 감당해야 한다. 스페이스X의 경우 우주 인터넷망과 대규모 AI데이터센터 위성을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초기 비용이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이미 막대한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빅테크인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저도 850억달러(약 129조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단행했다. 알파벳의 대규모 유상 증자는 구글 클라우드와 AI사업, 인프라에 압도적인 규모의 자본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경쟁사들을 따돌리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벤처캐피탈(VC)나 빅테크 등 초기 투자자들의 엑시트 압박도 있다.
오픈AI, 앤트로픽 등은 수년간 비상장 상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와 대형 벤처캐피털 들로부터 엄청난 돈을 받았다.
초기 투자자들은 이제 장부상 이익을 넘어 실제 현금화를 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독점관계완화에서 보이듯, 특정 빅테크에 종속된 구조에서 벗어나 공개 시장에서 자금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크다.
또 AI업계에서 가장 귀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 인재 확보에서 상장 주식은 강력한 강력한 보상 수단이 된다.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에게 수십억~수백억원대 사장 주식을 보상으로 제한하면 인재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시중 유동성을 선점하기 위한 ‘타이밍 싸움’이라는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스페이스X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진행하고 구글이 대규모 유상증자로 시장의 돈을 쓸어 담고 이 달초 앤스로픽도 IPO 신청에 나서자 오픈AI는 "더 늦으면 시장의 돈이 마른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수 있다. 메타 등 다른 빅테크들이 자금 조달 검토에 나선 것도 이들에게 쏠리기 전에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AI 분야의 급성장이 지속될 수 있을지, 또 AI기업들의 이어지는 대형 IPO가 미국 증시의 거래 자금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시하고 있다.
월가의 전략가들은 대규모 IPO들이 미국 IPO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지만 시장의 소규모 거래 금액을 잠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DA 데이비슨의 전략가 길 루리아는 “오픈AI가 우려하는 것은 공모 시장의 자본이 고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이 IPO를 앞두고 있고, 구글은 이미 대규모 유상 증자라는 2차 발행으로 850억달러를 조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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