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미토스' 쓴다…앤스로픽, 안전장치 단 '페이블5' 출시

입력 2026-06-10 07:52   수정 2026-06-10 08:44


앤스로픽이 9일(현지시간) 신형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를 동시에 출시했다. 두 모델은 같은 기본 모델을 쓰지만 일반에 공개하는 페이블5에는 위험 기능을 차단하는 안전장치를 적용했다. 그동안 소수 파트너에게만 제공하던 '미토스'급 모델을 일반 사용자에게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토스5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앤스로픽의 승인을 받은 소수의 사이버보안 기업과 핵심 인프라 운영 기업에만 제공한다. 일반 사용자와 개발자는 안전장치가 적용된 페이블5를 쓰게 된다.

성능은 현존 공개 모델 중 최고 수준이다. 페이블5는 AI 모델의 한계를 측정하는 '인류 최후의 시험(HLE)'에서 정답률 59%를 기록했다. 전작인 클로드 오퍼스4.8(49.8%)은 물론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5(41.4%)를 크게 앞섰다. 코딩 능력을 측정하는 'SWE-벤치 프로'에서도 80.3%를 기록해 오퍼스4.8(69.2%), GPT-5.5(58.6%)와의 격차를 벌렸다.

페이블5의 최대 강점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사람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능력이다.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가 페이블5를 사전 테스트한 결과 5000만 줄에 달하는 코드베이스 이전(마이그레이션) 작업을 하루 만에 끝냈다. 개발팀이 직접 했다면 두 달 이상 걸렸을 작업이다.

기존 모델이 해내지 못한 장기 과제도 수행했다. 오퍼스4.8 등 이전 모델은 포켓몬 게임을 끝까지 진행하지 못했지만, 페이블5는 화면에 나타난 시각 정보만 보고 혼자서 게임을 완료했다.

성능이 높아진 만큼 안전장치도 강화됐다. 페이블5는 미토스5와 달리 사이버보안과 생물학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도록 '차단기'를 설치했다. 사이버보안, 생물학, 모델 증류(distillation) 관련 질문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한 단계 아래 모델인 오퍼스4.8로 응답이 전환되는 방식이다. 안전장치를 무력화하는 '탈옥' 가능성도 차단했다. 앤스로픽은 1000시간이 넘는 탈옥 시도 테스트에서 한 차례도 뚫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이블5는 이날부터 모든 사용자에게 제공된다. 다만 누구나 마음껏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월 20달러)·맥스(월 100~200달러) 등 유료 구독자는 오는 22일까지만 기존 구독 사용량 한도 내에서 추가 요금 없이 쓸 수 있다. 23일부터는 페이블5가 구독 플랜에서 제외돼 구독료와 별개로 사용량만큼 요금을 내야 한다. 사실상 최고 성능 모델은 전면 종량제로 전환되는 셈이다.

가격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페이블5의 API 비용은 입력 100만 토큰당 10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50달러로 오퍼스4.8의 두 배다. 주요 AI 기업이 일반에 공개한 모델 중 가장 비싸다. 앤스로픽은 "수요가 매우 높고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용량이 확보되는 대로 구독 플랜에 다시 포함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시점은 약속하지 않았다. 월 200달러를 내는 구독자조차 최고 성능 AI는 '미터기'를 돌려가며 써야하는 셈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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