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 경쟁 구도와 맞물려 계파 갈등 우려가 제기되던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공식 석상에서 부둥켜안으며 화합의 제스처를 취했다.
전날 정 대표의 이재명 대통령 순방 배웅 불참 사태로 불거진 '명심 쏠림' 논란과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이 교차하면서, 여당 내 권력 투쟁의 불씨가 여전히 타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만세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다시 민주주의와 평화의 시대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김 총리는 기념사에서 "6·10 만세운동은 좌우 세력이 하나가 돼 독립운동의 불씨를 살리고 광복으로 나아가는 역사적 전환점이었다"며 "국민적 연대와 통합을 통해서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청래 대표와 만나 밝은 표정으로 부둥켜안으며 인사를 했다. 당내 유력한 당권 주자이자 여권의 핵심 축인 두 사람이 최근 불거진 계파 갈등 논란을 불식하려는 듯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당 안팎의 현안을 짚으며 "지금은 막중한 국정에 집중해야 할 때인데, 정작 제사 지낼 생각은 안 하고 제사 끝나고 놀 생각만 하는 분이 있는 것 같다"며 뼈 있는 작심 발언을 던졌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사실상 정 대표를 비롯한 현 여당 지도부를 정조준한 공개 '저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6·3 선거 당시 차기 전당대회 당권 행보와 세력 과시에만 몰두하는 당 지도부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직접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는 것이다. 청와대에서 발신된 이 같은 불편한 기류는 결국 정 대표의 순방 배웅 불참 사태로 이어지며 당정 간 깊은 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9일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길에 집권 여당 지도부인 정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환송 행사에는 정 대표 대신 김 총리가 함께하며 이 대통령을 밀착 배웅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대통령의 최종 '픽'이 정 대표가 아니라 김 총리에게 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으로 퍼졌다.
특히 지난 6·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정청래 책임론'이 당내에서 불거진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며 사실상 당권의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잇따랐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YTN뉴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정청래 당대표를 향해 '이겨야 될 선거를 진 사람이다'라고 지명한 거나 마찬가지다"라며 "청와대에서 정청래 당대표한테 나오지 말라고 했으니까 안 가지, 정청래 당대표 입장에서는 자기가 당의 일정 때문에 안 간다고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부분 가지고 너무 당청관계가 경색되면 불협화음이 저렇게 만들어진다"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도 그 결과가 파탄으로 이어졌다"고 경고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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