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4%대' 인플레의 이면…수급 지옥에 빠진 기술주 [빈난새의 개장전요것만]

입력 2026-06-11 00:09   수정 2026-06-11 00:24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① 에너지 물가 충격, 확산은 아직 제한적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으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4.2% 상승하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4%대 인플레이션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예상치(0.3%)를 밑돌았습니다. 주거비 상승폭(0.3%)이 크게 둔화했고, 서비스 물가(0.3%)와 상품 물가(-0.1%)도 예상보다 안정적이었습니다. 연내 2회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했던 시장은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② 트럼프, 압박 속 물밑 협상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합의 체결에 너무 오랜 시간을 끌었다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발전소와 교량 등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해, 국제유가가 다시 2% 안팎 상승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이란과의 외교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특히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반출하는 대신 희석하는 것도 허용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훼손되지 않고 있습니다.

③ 수급 지옥에 빠진 기술주
최근 기술주의 급등락을 두고 월가에선 뉴스나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과 기계적 자금이 주도하는 장세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 상장, 구글에 이은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증자, 이르면 오는 8월로 예상되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ADR 상장 등 주식시장의 공급 증가 요인이 겹치고 있습니다. 특히 스페이스X를 필두로 신규 AI 기업들이 상장하면 인덱스 펀드들이 이들을 담기 위해 기존 보유 종목 비중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기존 기술주는 지속적으로 매도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두 달 간 시장 급등을 따라 주식 비중을 크게 늘려놓은 추세추종·변동성 전략 알고리즘 자금도 지난주 금요일 급락 이후 포지션을 계속 줄이고 있습니다. JP모건은 S&P500 기준 다음 중요한 지지선이 7320~7350이라고 봤습니다.

④ 성능도 가격도 무시무시한 앤스로픽 ‘Fable 5’
앤스로픽이 코딩, 사이버보안, 신약 설계, 유전체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새 모델 'Fable 5'를 공개했습니다. 단, 가격도 이전 'Opus' 모델 대비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최근 기업들의 AI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시장은 거듭된 AI 모델 성능 개선과 가격 상승이 추가 투자 부담 또는 수요 둔화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경계하고 있습니다. 이날 브로드컴은 아폴로·블랙스톤과 함께 35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약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AI 설비투자 증가 전망에 반도체 장비주는 상승 출발했습니다.

⑤ 오일머니도 몰린 스페이스X IPO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 IPO에 사우디아라비아 PIF, 쿠웨이트 KIA 등 중동 국부펀드들이 대거 몰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펀드들은 각각 10억~50억달러 규모의 주식 매수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조8000억달러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을 둘러싸고 적정성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스페이스X는 우주 데이터센터 초기 테스트를 당초 목표했던 2028년에서 2027년 말로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투자자들에게 밝혔습니다.

뉴욕=빈난새 특파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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