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12일 조영탁 대표에게 적용된 핵심 혐의인 비마이카 관련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이노베스트코리아 관련 횡령, 증거은닉교사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나머지 업무상횡령과 배임증재 등 혐의는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소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은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가 연루된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에서 비롯됐다. 김씨는 비마이카 투자 유치 과정과 이노베스트코리아 자금 흐름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돼 별도로 재판을 받았으며, 관련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및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조 대표와 함께 기소된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민경민 대표도 비마이카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예성씨의 배우자 정모씨와 경제지 기자 강모씨는 업무상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 각각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모재용 IMS모빌리티 이사에게만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특검은 IMS모빌리티가 2023년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약 184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이 유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검은 조 대표 등이 투자금 가운데 약 137억원을 자회사 유상증자 등에 사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자회사 유상증자가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투자자들이 자회사 사업까지 포함한 그룹 전체 사업구조를 인식한 상태에서 투자에 참여했고, 기존 투자자들의 사전 동의와 이사회 결의 등 절차도 모두 거쳤다고 봤다.
또 자회사 지원이 단순한 자금 유출이 아니라 그룹 핵심 기술과 사업 유지를 위한 경영 판단의 일환이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자회사 주식이 전혀 가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사후적으로 해당 사업 분야에서 실제 영업이익도 발생했다"며 "합리적 경영판단 범위 내 의사결정으로 볼 수 있어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 대표의 회계처리가 기준에 위반된 측면은 있지만 외부감사인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고, 투자자들에게 출자전환 사실을 별도로 고지한 점 등을 고려하면 허위 공시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노베스트코리아 관련 횡령 혐의도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노베스트코리아가 김예성씨의 개인 거래를 위해 활용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법인으로 보이고, 실질 소유자가 김예성씨인 만큼 횡령죄의 전제가 되는 타인 재산 보관관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조 대표의 공모 공동정범 책임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특검 수사 범위 자체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비마이카 투자금 유치와 직접 관련된 일부 배임·회계 관련 혐의는 특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장기간에 걸친 업무상횡령과 배임증재 등 상당수 혐의는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 대상과 합리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관련자 일부가 중복되거나 같은 기업과 관련됐다는 사정만으로 특검 수사 범위를 무한정 확장할 수 없다"며 "특정 의혹의 진상 규명이라는 특검 제도 취지에 맞게 수사 대상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특검이 징역 10년과 추징금 약 25억9000만원을 구형하며 핵심 사건으로 내세웠던 '집사 게이트'는 1심에서 실형은 물론 집행유예조차 선고되지 않으면서 특검 수사의 성과와 수사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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