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히고, 멸실하면 稅부담…비아파트 공급 '진퇴양난'

입력 2026-06-12 17:02   수정 2026-06-13 00:29

주담대 막히고, 멸실하면 稅부담…비아파트 공급 '진퇴양난'

정부가 전·월세난 등에 대응하기 위해 비아파트 공급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시장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수도권 주택 매매·임대사업자 등에 대한 대출이 전면 금지된 데 이어 금융권에서 멸실을 전제로 한 주택에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등 대출이 막혀 있어서다.

12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와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단독·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 공급 물량은 인허가 기준 3만7330가구에 그쳤다. 2018년 17만4359가구가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토막 났다. 수도권 상황이 심각하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수도권에서 인허가를 받은 연립·다세대는 4514가구, 서울만 놓고 보면 2539가구였다.

시장에서는 빌라가 준공 후 분양하는 구조인데도 과도한 대출 규제가 적용되는 것을 문제로 꼽는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매매·임대사업자는 주택담보대출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했다. 신규 건설한 주택에만 담보인정비율(LTV) 30%(수도권 기준)라는 예외를 허용했다. 한 빌라 사업자는 “최근에는 준공 후 매각까지 기간이 1년가량 걸린다”며 “30% 수준의 LTV로 공사대금 지급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택사업 목적의 멸실 예정 주택’을 둘러싼 해석 차이도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다. 기존에는 주택을 매입한 뒤 해당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아 철거·신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은 주택을 철거해 토지 상태여야만 토지 담보대출을 해주고 있다. 문제는 세제와의 충돌이다. 세법상 멸실 예정 주택에는 3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혜택이 주어지지만, 실제로 멸실이 이뤄지면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대출받기 위해 멸실을 선택하면 사업자를 위한 세제 지원을 포기해야 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사업이 담보된 상황인 만큼 멸실 전 주택에도 담보대출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상가 리모델링 등을 앞세워 2030년까지 총 1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관리본부장은 “비아파트는 계약자가 거주하기보다 청년, 신혼부부, 저소득계층에 임대하는 데 활용된다”며 “(수도권 조정대상지역) 임대사업자 주택의 종부세 합산배제가 막히면서 분양받을 사람이 사라진 게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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