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통화 일대일로"…중국, 화폐 결제망 '엠브리지' 상용화

입력 2026-06-15 13:04   수정 2026-06-15 13:09


중국이 달러 의존을 낮추기 위한 디지털 통화 기반 국경 간 결제망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국제 결제망이 여러 경쟁 네트워크로 갈라지는 가운데 위안화 국제화와 일대일로 협력국과의 금융 연결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란 평가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엠브리지(mBridge)’로 알려진 디지털 통화 결제 플랫폼의 상업적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중국 본토와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이 뒷받침한다. 관계자들은 "홍콩에 기반을 둔 별도 법인이 운영을 감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상용화 날짜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준비가 상당히 진전됐고, 수수료는 기존 국제결제 시스템의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스위프트' 같은 국제결제 시스템을 비싸고 어렵게 느끼는 중소기업들이 엠브리지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엠브리지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다. 각국 중앙은행이 자체 디지털 통화로 직접 거래하도록 해 달러가 중개 통화로 쓰이는 역할을 줄이는 구조다. 외환거래에 걸리는 시간도 수초 단위로 줄일 수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금융안보센터 창립 이사인 톰 키팅은 "중국이 엠브리지 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디지털 통화의 글로벌 금융 내 역할을 확보하려 한다"고 내다봤다. 또 그는 엠브리지를 두고 "디지털 통화 일대일로라고 말할 수 있다"며 "중국이 계속 밀어붙이는 것이 놀랍지 않다"고 했다.

중국의 통화 국제화 시도는 이란 전쟁으로 힘을 받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중국의 기존 위안화 국경 간 청산·결제 시스템인 CIPS 사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CIPS는 중국판 스위프트로 불리는 체계다. 엠브리지는 CIPS와 별도이면서 이를 보완하는 시스템으로,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강화하도록 설계됐다.

엠브리지는 홍콩통화청(HKMA)과 태국 중앙은행이 ‘인타논-라이언록’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초기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이후 2021년 국제결제은행(BIS)과 두바이, 중국, UAE중앙은행이 참여하면서 현재의 형태를 갖췄다. 이 프로젝트는 국가나 기관이 달러 시스템을 우회하고 제재를 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놓고 반복적으로 공개적·정치적 검증을 받아왔다.

BIS는 2024년 엠브리지 프로젝트를 참여국들에 넘겼다. FT는 "이 결정이 워싱턴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BIS와 중국 인민은행 관계자들은 "엠브리지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자금세탁 방지 규칙을 준수한다"고 말한다. FATF는 불법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대응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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