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고 길 막혀도"…스위스, 이민 제한 대신 개방 택했다

입력 2026-06-15 16:04  


스위스가 14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인구를 최대 1000만 명으로 제한하는 안건을 부결시켰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인구 상한제 도입을 묻는 국민투표 결과 반대 55%, 찬성 45%로 집계됐다. 당초 여론조사에선 접전이 예상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반대 여론이 예상보다 강했다.

스위스 인구는 현재 약 910만 명으로 최근 수년간 이민자 유입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당 안건은 스위스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필요할 경우 유럽연합(EU)과 체결한 인적 이동 협정을 재검토하는 내용을 담았다.

인구 상한제를 추진한 우파 성향의 국민당(SVP)은 급격한 인구 증가가 주택난과 교통 혼잡, 공공서비스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스위스 연방정부와 재계는 인구 제한이 노동력 부족을 심화시키고 최대 교역 상대인 EU와의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며 이 안건에 반대 운동을 벌였다.

인구 상한을 맞추기 위해 EU 시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할 경우 스위스가 유럽과 경제·제도적으로 멀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스위스판 브렉시트'라는 평가도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GFS베른의 우르스 비에리 연구원은 "국민은 인구 증가보다 EU와의 관계 악화를 더 우려했다"며 "현재 국제 정세를 고려할 때 작은 나라인 스위스가 고립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아트 얀스 스위스 법무장관은 이날 가이 파르멜랭 스위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민은 안정성, 개방성, 신뢰성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투표 결과를 환영했다. 그러면서 주택 문제와 이민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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