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2000원"…경영계와 '인상률 샅바싸움' 본격화

입력 2026-06-16 00:23  

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2000원"…경영계와 '인상률 샅바싸움' 본격화

노동계가 2027년 적용할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제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시급 1만2000원, 월급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16.3% 높다. 경제계는 아직 공식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소상공인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위는 16일부터 지역·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안건을 심의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이 지역별, 업종별로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국가가 정한 최저임금의 개념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으로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최저임금 차등 적용 논의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영계가 주장하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영세 소상공인의 경영상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한 제도다. 최저임금법 제4조 1항은 최저임금을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제가 처음 시행된 1988년에는 한시적으로 차등 적용됐지만 저임금 업종 낙인효과를 우려한 노동계의 거센 반발로 다음 해인 1989년부터 현재까지 단일 최저임금이 적용됐다. 이후 매년 경영계를 중심으로 차등 적용 요구가 거셌지만 번번이 최저임금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노동계는 지난해부터 도급제 근로자에게도 최저임금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달기사와 대리운전기사, 택배기사,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직·플랫폼노동자 등에게도 최소한의 보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요청으로 올해 최저임금위 정식 안건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이에 경영계는 “업종별 최저임금 적용이 우선”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도급제 최저임금 적용 안건은 지난 11일 최저임금위 5차 전원회의 표결에서 부결됐다. 16일 열리는 6차 전원회의에서는 업종별 최저임금을 두고 논의가 이어진다. 다만 이 대통령이 ‘단일 최저임금’에 힘을 실어준 만큼 업종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이 힘을 잃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에는) 매년 최저임금을 정할 때 갈등이 반복되는데 이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곽용희/김형규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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