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취급기관의 지난 1분기 금융 및 보험업 대출금이 10조원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증시 호조로 투자자들의 '빚투' 수요가 늘자, 증권사들이 대출을 통해 자금 조달을 확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예금취급기관이 금융 및 보험업에 집행한 대출금 잔액은 180조4891억원에 달해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9조8000억원 증가한 수치로, 분기별 늘어난 규모로만 따지면 2021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이 같은 대출 증가세는 주로 기업들의 운영 비용 조달 목적이 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총 대출액 중 운영 자금 명목은 137조8664억원이었으며, 시설 구축 자금은 42조6227억원으로 조사돼 전분기 대비 각각 7.4%, 0.8%씩 상향됐다.
운영 자금은 회사를 가동하는 데 쓰이는 비교적 짧은 만기의 재원을 뜻하며, 시설 자금은 설비 도입이나 부지 매입 등 장기적인 투자를 위한 자금을 일컫는다. 증권업계의 신용공여 규모가 커지면서 이에 필요한 재원 확보 요구와 자체적인 투자 목적의 자금 수요가 맞물려 운영 자금 중심의 대출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사들은 시장의 주식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2금융권 등을 활용해 단기 자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지난 1분기 비은행권 예금취급기관이 집행한 금융·보험업 대출 규모는 90조342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7조601억원 늘어나며 2022년 1분기(9조3162억원)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전체 대출에서 비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1%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2024년 2분기(51.8%)를 기록한 뒤 7분기 만에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수치다.
비은행권 예금취급기관은 통상적으로 제2금융권에 속하는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등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증권사들이 고객들에게 내어줄 대출 자금을 마련하고자 기업어음(CP)을 비롯한 단기 성격의 금융 상품을 다각도로 활용한 셈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꼽히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를 통해 빌려 간 자금 중 아직 상환되지 않고 남아있는 잔여 금액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기간 중 일평균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1조126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평균 기준 최초로 30조원 선을 돌파했고, 지난 5월에는 전체 잔고가 36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감독원은 국내 주요 증권사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대출 급증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레버리지 거래에 따른 유동성 관리 대책을 강화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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