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표 피자 브랜드 피자헛이 매출 부진 끝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16일(현지 시각) CNBC, ABC뉴스 등에 따르면 글로벌 외식기업 얌브랜드는 피자헛 사업을 총 27억달러(약 4조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피자헛의 중국 사업은 얌차이나에,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글로벌 사업은 사모펀드 롱레인지 캐피털에 넘긴다.
구체적으로 얌브랜드는 중국을 제외한 피자헛 사업을 롱레인지 캐피털에 약 15억 달러(약 2조 2000억원)에 매각하며, 중국 사업은 얌차이나에 약 12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받고 넘긴다. 중국은 미국을 제외하면 피자헛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전체 매출의 약 19%를 차지한다.
이번 매각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피자헛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피자헛은 1971년 매출 기준 세계 최대 피자 체인으로 성장했지만, 배달 서비스를 앞세운 경쟁사에 밀리며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1980년대 '30분 배달' 전략으로 급성장한 도미노피자에 미국 시장 주도권을 내줬고, 2017년에는 미국 최대 피자 체인 자리를 빼앗겼다.
이후 피자 포장과 배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식사 공간 중심의 대형 매장 운영 전략이 한계를 드러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피자 배달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미국 내 약 300개 매장을 폐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배달 플랫폼의 성장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도어대시와 우버이츠 등 배달 앱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졌고,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낮아졌다.
시장 환경 자체도 녹록지 않다. 레스토랑 컨설팅 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미국 피자 시장은 팬데믹 이후 성장세가 둔화됐다. 미국 피자 판매량은 2024년 1% 미만 성장에 그쳤고, 2025년에는 1% 미만 감소한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피자헛은 업계 평균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지난해 미국 내 매출이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비만 치료제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 사용 증가로 소비자들이 보다 건강한 식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KFC와 타코벨 등을 보유한 얌브랜드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5% 증가했지만, 피자헛 매출은 2% 감소했다. 이에 얌브랜드는 지난해 11월부터 피자헛에 대한 전략적 검토에 착수했으며, 올해 초 미국 내 실적 부진 매장 250곳의 폐점 계획도 발표했다.
피자헛은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108개국에서 1만997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128억달러 규모다.
크리스 터너 얌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롱레인지와 얌차이나의 지휘 아래 피자헛은 외식 산업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갖춘 새로운 소유주와 함께 미래 성장을 위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피자헛은 1958년 미국 캔자스주에서 창업됐다. 이후 1977년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에 인수됐으며, 1997년 KFC와 타코벨 등 외식 사업 부문이 분사해 현재의 얌브랜드 체제로 재편됐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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