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할 땐 스마트안경 금지"…벌금형 포함 첫 규제 추진

입력 2026-06-18 22:42  

미국 일리노이주가 운전 중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 사용을 금지하는 첫 주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영상 촬영은 물론 AI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 기기가 확산하자 스마트폰처럼 운전 중 사용을 제한하려는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씨넷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의회는 지난달 운전 관련 법에 'AI 스마트 안경' 사용 제한 조항을 추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하면 일리노이는 운전 중 스마트 안경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첫 번째 주가 된다.

이 법안은 운전자가 AI 스마트 안경을 쓰는 행위를 휴대전화 사용과 비슷한 방식으로 규제한다. 다만 차량이 주차 상태이거나 교통 정체 등으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립 기어에 놓인 경우엔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도 부과된다. 첫 적발 땐 최대 75달러를 내야 한다. 반복 위반의 경우 건당 최대 150달러까지 부과될 수 있다. 운전 중 스마트 안경 사용으로 중상자나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최소 1000달러의 벌금에 처해진다.

아직 법안 시행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프리츠커 주지사가 서명할지, 서명한다면 언제 이뤄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일리노이 주지사는 법안이 공식 전달된 뒤 60일 안에 서명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지사 측도 신중한 입장이다. 프리츠커 주지사 대변인은 이 매체를 통해 "주지사는 일리노이주 의회로부터 전달받는 모든 안건을 서명하기 전에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법안은 프리츠커 주지사의 기술 규제 기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그는 양자컴퓨팅이나 AI 일자리 같은 기술 산업 육성에는 우호적 태도를 보여왔다. 반면 데이터센터 인센티브나 생체정보 수집처럼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어린이 온라인 보호를 명분으로 소셜네트워크 규제를 강화하는 별도 법안에도 서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산업을 키우면서도 안전과 개인정보 문제엔 규제 강도를 높이는 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스마트 안경은 최근 글로벌 기술업계의 주요 승부처로 떠올랐다. 구글·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도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 주자인 메타도 스마트 안경 제품군을 확대하는 중이다.

일리노이주 법안은 스마트 안경 자체를 금지하는 내용이 아니다. 운전 중 사용을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AI 스마트 안경이 사진·영상 촬영, 정보 검색, 얼굴인식 등으로 확장될수록 도로 안전, 사생활 침해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리노이의 선택은 다른 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프리츠커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하면 AI 웨어러블 기기를 운전 규제 대상으로 명시한 첫 사례가 되는데 이는 스마트폰 다음 규제 대상이 스마트 안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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